레전드 황선홍의 바람 “포항, 올해는 우승을”
“선수 가치는 트로피로 평가”
선두권 경쟁하는 후배들 격려
황선홍 감독(55·사진)은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사령탑이라는 직함을 떠나 의미있는 자리에 초대받는 일이 많다.
지난 29일에는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 포항 스틸야드에서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가 프로 선수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지휘봉까지 잡았던 팀이니 당연했다.
황 감독은 “40주년 기념 매치를 직접 이끌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주년이 됐다”면서 “오늘 (전북 현대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 고영준은 그때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추억을 되새긴 황 감독은 제자 황지수와 신화용, 김광석, 황진성이 자신의 뒤를 이어 포항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것에 미소를 지었다.
황 감독은 10년 전 이들과 함께 프로축구 최초의 2관왕(K리그1·대한축구협회컵)을 달성했다.
당시를 떠올린 황 감독은 “포항이 프로축구 최고의 명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시절”이라면서 “이젠 포항이 다시 정상에 오를 때가 됐다. 40주년에 우승컵을 들었으니 50주년인 올해도 하나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부담은 주고 싶지 않지만, 오늘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들은 모두 우승했던 선수들이다. 선수의 가치는 트로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이 후배들의 우승 도전에 채찍질을 아끼지 않는 것은 올해 포항의 경기력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항은 개막 전 우승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정규리그(4위)에서 선전하고 FA컵(8강 진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황 감독은 “올해 선수들이 보여주는 성적에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특히 주목한 후배는 이날 50주년 기념매치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고영준이다. 고영준은 이날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 정규리그 6호골을 터뜨려 커리어 하이를 예약했다. 까마득한 후배가 포항을 우승으로 이끌고 그 상승세를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주길 바라는 황 감독의 마음도 담겨 있었다.
황 감독은 “(고영준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긴장감을 보여주는 선수”라며 “아시안게임에 꼭 가고 싶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포항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잘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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