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치면서도 군기 바짝…3년차 문보경이 ‘성장하는 법’

김은진 기자 2023. 5. 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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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야수 주전급 ‘2000년생 막내’
작년 팀 내 유일 3할 타자로 존재감
항저우 AG 등 야구 인생 중대 기로
“기록 욕심 없다, 입지 다지기 먼저”

프로야구 LG 내야수 문보경(23·사진)은 지난해 LG의 유일한 3할 타자였다. 프로 데뷔 2년차에 주전 3루수로 처음 뛰기 시작하면서 규정타석을 채웠고 타율 0.315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몇 번의 슬럼프도 겪었다. 욕심냈을 때였다. 6월에 타율 0.446을 찍고 폭발하자 7월에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8~9월에 다시 뜨거운 타격을 펼쳤다. 시즌 후반부에 폭발하자 진짜 3할을 칠 수도 있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자 마지막 15경기에서는 0.217(46타수 10안타)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9월 중순에 9호 홈런을 치자 첫 두 자릿수 홈런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이후 마지막 21경기에서 문보경은 홈런을 치지 못하고 홈런 9개로 시즌을 마쳤다.

데뷔 후 첫 3할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의 경험은 2023년 문보경의 마음을 비워냈다. 문보경은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문보경은 규정타석을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처음 주전으로 뛰었지만 교체 출전한 경기도 꽤 있었다. 올해는 개막전부터 완전하게 주전으로 나서며 LG가 치른 47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성적도 좋다. 타율 0.301 23타점 29득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56타점 52득점)의 절반 지점에 이미 도달해 가고 있다. 홈런은 아직 1개로 장타력은 지난 시즌에 비해 아직 터지지 않고 있지만 출루율 0.402로 활약하고 있다.

완전한 주전으로 뿌리박을 수 있고, 아시안게임도 열리는 올시즌의 활약은 문보경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보경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물론 있지만 욕심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작년 경험 때문이다. 문보경은 “원래는 목표도 세우고 시즌을 시작했었다. 그런데 욕심을 부릴 때마다 안 됐다. 지키려고 하면 안 지켜진다는 것을 알았다”며 “작년 풀시즌을 치르며 느낀 것이 많았다. 두 자릿수 홈런도, 타율도, 욕심을 부려서 달성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00년생으로 LG 주전 중 최연소인 문보경의 성장은 타 팀에서 바라보는 LG 타선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2021년 심각한 타격 부진에 고전했던 LG가 지난해 타격 강팀으로 발돋움한 뒤 올시즌 집단 폭발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짧은 시간 크게 성장해 타선에 자리 잡고 있는 문보경의 존재감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제 3년차인 문보경은 주전이 돼 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잘 칠 때 유지하는 법, 부진할 때 이겨내는 법, 욕심을 컨트롤하는 법을 아직은 완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팀이 폭발하고 치고 나가는 중이지만 시즌 초반을 치르는 문보경은 욕심을 비우고 혼자만의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문보경은 “올해는 욕심을 안 내겠다고 각오하고 시작했다. 내가 아직은 기록 같은 걸 욕심낼 정도의 선수는 아닌 것 같다. 실력을 갖추고 입지가 어느 정도 될 때 목표를 세우고 욕심도 내보겠다”며 “지금은 주목 못 받아도 된다. 팀이 이기는 데 나도 존재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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