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기업은 청렴으로 산다

2023. 5. 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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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고 굶주려 비렁뱅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추락한 천사 미카엘에게 시몬은 옷과 음식을 내어줬다.

그러한 미카엘은 시몬 집의 사람으로 들어가 구두를 만들며 시몬을 도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품고 있는 청렴과 사랑의 마음은 누가 이야기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이야기해 주는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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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고 굶주려 비렁뱅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추락한 천사 미카엘에게 시몬은 옷과 음식을 내어줬다. 그러한 미카엘은 시몬 집의 사람으로 들어가 구두를 만들며 시몬을 도왔다. 어느 날 미카엘은 가죽을 들고 와 장화를 만들어 달라던 무례한 고객의 주문에 장화 대신 슬리퍼를 만든다. 장화가 아닌 슬리퍼를 만들었기에 안절부절못하던 시몬은 고객의 하인으로부터 고객이 죽었다는 말을 듣게 됐다. 시간이 지나 미카엘은 자신이 영혼을 거둬가 죽게 된 한 여인의 고아, 다리 저는 아이를 마주했다. 하지만 죽은 여인의 이웃이 고아가 된 아이를 가엾게 여겨 데려다 키운 것을 확인하고는 살며시 미소를 띠며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그 답을 알아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대표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줄거리이다. 이 글에서 우리는 사람에겐 어려운 이에게 손을 건넬 수 있는 ‘사랑이 있음’과,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무지한 존재’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부족한 존재이지만 가슴 깊은 곳, 늘 품고 있는 서로를 배려하며 힘듦을 품을 수 있는 사랑이 있기에, 그것으로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조동암 iH 인천도시공사 사장
과거도 현재도 미래에도 ‘나’는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과 삶을 살아가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동네가 되고, 동네가 모여 도시가 되며, 또 도시가 모여 국가가 된다. 한 사람의 확장이 국가가 되는 이 위대한 마법은 분명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민의 마음속에 품은 그 사랑은 분명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형편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내가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것을 내 것으로 취하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자신만 즐겁고자 하는 행동들은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했던 ‘무지한 존재’로서의 사람일 것이다.

공기업의 청렴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청렴은 사랑이다. 무지한 존재라면 청렴하지 못한 것이고, 그것을 안다면 청렴한 것이다. 우리 마음속에 처음부터 사랑이 있었듯 청렴은 늘 함께하고 있다. 우리는 스무 해 동안 도시를 개발하고, 삶의 공간을 마련하고, 그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모든 일련의 과정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랑, 즉 청렴을 품었기에 우리가 우리다울 수 있었던 것이고, 인천을 대표하는 시민의 공기업으로 설 수 있었던 것이다.

법률에 따른 부패에 대한 처벌과 ‘공정하라!’ ‘투명하라!’는 구호도 사랑과 청렴이 없이는 여전히 무지하고 의미 없는 공허한 외침으로 메아리칠 뿐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품고 있는 청렴과 사랑의 마음은 누가 이야기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이야기해 주는 양심이다. 공기업 임직원이 마음의 소리인 양심에 귀를 기울인다면 나와 내 옆의 사람이 서로 배려하게 되고, 그 배려가 지역과 도시, 나아가 국가와 세계의 배려로 이어져 범지구적 깨우침을 얻게 할 것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그리고 공기업은 청렴으로 산다.

조동암 iH 인천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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