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의 힘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 다시 달구는 30대[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아파트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매가나 전세가 모두 평균적으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재건축 등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전고점에 근접하거나 신고가가 접수됐다는 얘기도 간간이 현장에서 들리고 있다. 거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시적 반등과 상승세 전환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및 금리 불안 등의 국제적·경제적 대외 변수가 우리 경제의 부담이 되고 있어 누구도 지금의 시장 상황을 단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중요한 사실은 급매가 소진되고 거래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매매 금액에 대한 눈높이가 접근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싸게 팔고 싶은 매도자와 싸게 사야 하는 매수자는 누구도 일방적인 우위에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시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 싸게 팔고 이전 거래 가격보다 더 얹어 거래한다.
최근 ‘어깨에 팔고 무릎에 사는’ 수요자들의 주류는 1주택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미 매입한 가격보다 집값이 올라 차익도 있고 옮겨가는 곳을 더 싸게 사면 그리 손해가 크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나 감면 혜택을 통해 교육 여건이나 교통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상급지’로 지금 갈아타면 세금 부담도 크지 않고 향후 가격이 오를 때는 좋은 지역의 아파트값이 더 올라 두 지역 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 믿는 것도 있다.
대세를 만들고 있는 주류는 역시 30대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30대의 매입 비중이 2019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총 8만8104건으로, 이 가운데 26.6%(2만3431건)를 30대가 사들였다. 통상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40대를 제쳤다.
서울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서울 아파트 30대 매입 비중은 30.9%(전체 6681건 중 2063건)를 기록하며 작년 1분기(32.3%)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감소했던 30대의 구매 비중이 최근 금리 안정세와 생애최초대출·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규제 완화에 힘입어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1분기 아파트 매매 거래 패턴을 보면 과거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 분석 결과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 1724건으로 전 분기(696건)보다 148%나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 매입자의 거주지 분석결과 강남구 이외 서울 거주자가 43%로 강남구 거주자(31%)보다 훨씬 많았고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도 27%나 차지해 강남 이외 거주자가 강남 아파트를 매입한 비율이 무려 68%에 달했다. 강남이 전 국민의 투자처가 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이다.
결국 1분기 아파트 매매시장은 입지가 더 좋은 곳으로 옮겨가는 30대의 갈아타기 매매 수요가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30대는 이제 부동산 시장에서도 엄연히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부동산 시장의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입수하고 전문가, 또래집단과 지속적으로 경험을 나누고 공부하고 격려한다. 그들의 지식은 실행력으로 이어지고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집단지성의 힘’은 데이터보다 한발 빨리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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