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알뜰폰 시장, 금융 이어 카카오 등 IT업계도 ‘군침’
카카오페이 앱에 ‘통신·로밍’ 메뉴 신설…카톡 사용자들 유인
망 활용도 높이려는 이통 3사도 가입자당 20만원 보조금 지급
토스모바일, ‘0원 요금제’도 출시…영세 사업자 반발은 ‘숙제’
KB국민은행(리브엠) 등 금융권에 이어 정보기술(IT) 업계도 알뜰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로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비통신 사업자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독려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알뜰폰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가 지난 15일 카카오톡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카톡 내 카카오페이 홈과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 ‘통신·로밍’ 메뉴를 신설해 카톡 사용자라면 누구나 알뜰폰 요금제 가입과 함께 기기 구매를 할 수 있게 했다. 상담은 카톡 채널을 통해 진행되며, 로밍 서비스 등에 가입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카오페이 포인트도 준다.
2017년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된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까지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민원기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을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 전 차관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이끈 인물이다.
또 핀테크 기업으로 지역화폐 플랫폼을 운영하는 코나아이도 최근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코나아이는 알뜰폰 브랜드 ‘모나(MONA)’를 내놓고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선보인다. 코나아이는 인천 등에 지역별 요금제 출시를 시작으로 단말기 기종에 구애받지 않고 쓰는 ‘유심 기반 특화 요금제’ 등을 개시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시장에 진출한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모바일은 ‘0원 요금제 경쟁’에 합류했다. 토스모바일은 애초에 저렴한 요금제가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24시간 상담, 포인트 환원 등)를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이동통신 3사가 가입자 수에 따라 지급하는 영업 인센티브를 늘리며 공격적으로 나서자 ‘0원 요금제’까지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0원 요금제란 일정 기간 요금을 할인받아 무료로 쓴 뒤 할인 기간 후 정상 요금으로 쓰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기업들에 망을 빌려주는 통신 3사는 가입자당 20만원가량의 판매장려금(보조금)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알뜰폰 업체는 손해 없이 가입자를 늘리고, 통신 3사는 사업자에게 망을 대여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통신 3사 자회사가 점유율 50%를, 나머지는 다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영세한 중소 사업자들의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을 지원하는 등 알뜰폰 시장을 육성하는 방안을 오는 6월 발표할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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