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못 찾아 구급차에서 숨진 교통사고 피해자

최인진 기자 2023. 5. 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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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수술 가능한 곳 없어
2시간 동안 병원 8곳 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을 119구급대가 출동해 구조했으나 응급수술이 가능한 병원 중환자실을 찾다가 2시간여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0시30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한 편도 1차로 도로에서 50대 A씨가 모는 차량이 후진 중 도로 갓길 쪽에 있던 70대 남성 B씨를 덮쳤다.

사고가 난 도로는 보행자와 차량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혼용 도로다.

A씨 차량은 도로 부근 주차가 가능한 공터에서 후진해 도로 쪽으로 빠져나오는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나 신호 위반 등 다른 법규 미준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은 10분 만에 B씨를 구조해 인근 대형병원 3곳에 이송 여부를 문의했으나,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 수원과 안산 등까지 지역을 넓혀 대형병원 8곳에 문의했으나 병상을 찾지 못했다.

사고 발생 1시간20분이 지나서야 의정부 지역 병원에서 수용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시정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헬기 이송이 불가능해 결국 이날 오전 2시1분쯤 육로 이송을 결정했다.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되던 B씨는 오전 2시30분쯤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를 일으켰고, 병원에 도착한 2시46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로 인한 부상 정도가 심해 대형병원에서의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인접 병원 중환자 병상이 모두 꽉 찬 상태였다”며 “기상 문제로 헬기 이송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미처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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