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 도요샛 3호 ‘다솔’, 누리호에서 못 내렸다

누리호 3단부에서 사출 안 된 것으로 추정
과기정통부 “사출관 문 개폐 신호 없어”
1~2개월간 원인 규명 위해 정밀 분석 예정

도요샛 4기가 우주에서 임무 중인 상상도. 지난 25일 발사 뒤 행방이 묘연했던 도요샛 3호기가 누리호 3단부에서 우주 공간으로 사출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지난 2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으나 행방이 묘연한 도요샛 3호기가 3단 로켓에서 정상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비행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도요샛 3호기인 ‘다솔’이 누리호 3단 로켓에서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30일 밝혔다. 도요샛은 서랍처럼 생긴 사출관 안에 보관돼 있다가 예정된 고도에 다다르면 사출관 내부의 용수철 힘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가도록 고안돼 있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초소형위성(큐브위성)인 ‘도요샛’은 모두 4기로 구성된 군집위성이다. 지난 25일 누리호 발사 때 도요샛 1,2,4호기는 고도 550㎞에서 정상적으로 우주에 사출됐지만, 3호기는 사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도요샛 3호기 사출관이 설치된 부위가 누리호에 달린 카메라의 사각지대였기 때문이다. 도요샛 3호기에서 발신되는 신호 또한 지상국에서 잡히지 않으면서 행방에 대한 의문이 커져갔다. 그런데 도요샛 3호기는 사출되지 못하고 누리호 3단 로켓 안에 그대로 담긴 채 지구 궤도를 돌고 있었던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로 ‘사출관 문 개폐 신호’와 ‘3단 로켓의 가속도 측정값’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우선 누리호 3단 로켓의 사출관 문이 열려 큐브위성이 우주공간으로 튀어나갔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는 뜻이다. 또 큐브위성이 튀어나가는 순간 생기는 충격 때문에 3단 로켓의 자세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간접 증거’도 찾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원인 파악을 위해 발사 전 과정에서 얻은 원격 수신정보를 분석하는 데 즉시 착수할 것”이라며 “1~2개월간 위성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누리호는 성공적인 비행을 수행했으며, 해외 발사체에서도 극한 환경에 노출되는 큐브위성이 사출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다른 큐브위성들이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