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인 줄 착각"…학폭 피해자 ‘추모꽃’ 치워버린 학교

윤혜주 2023. 5. 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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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수첩에 학교 폭력 피해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천안 고교생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30일 오전 천안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추모 꽃 쓰레기통 글 보고 화가 나서 학교에서 전화했다" 등 학교 폭력 피해 유서를 남기고 숨진 김상연 군의 모교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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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민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사망한 고 김상연(18)군을 추모하고자 김군 모교에 가져다 놓은 꽃을 학교 측이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전쯤 박스에 담겨 쓰레기 봉투 옆으로 옮겨진 꽃다발.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신의 수첩에 학교 폭력 피해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천안 고교생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30일 오전 천안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추모 꽃 쓰레기통 글 보고 화가 나서 학교에서 전화했다" 등 학교 폭력 피해 유서를 남기고 숨진 김상연 군의 모교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왔습니다.

김 군을 추모하기 위한 국화꽃이 학교 쓰레기장에 버려진 채 발견된 건데, 실제 아이들과 추모를 하기 위해 꽃을 놓고 왔다는 누리꾼은 "버려진 꽃은 제가 어제 아이들과 추모하고 놓은 것이고, 썩은 것 하나 없이 멀쩡했다"며 "왜 이 꽃을 쓰레기 처리하려고 치운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날은 김 군의 생일이라 여론에 더욱 불을 지폈습니다.

해당 사진과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오늘이 김 군 생일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분향소를 마련해도 모자른데 폐기라니", "은폐하려고 하는 거냐", "비가 와서 국화에 우산을 씌워 놨는데 이것마저 다 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학교 측은 "경비원이 모르고 버린 것"이라며 "원상복구를 한 상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천안교육지원청도 "학교 측은 지난 22일 김군 사망 관련 아침 방송을 통해 애도식을 가졌고, 학교 일정 등도 연기했다"며 "이날 출근한 학교 지킴이(경비원) 경비실 근처에 놓인 꽃을 보고 쓰레기인 줄 착각하고 버린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 = 김 군 유족 제공

앞서 지난 11일 김 군은 유서와 수첩에 3년 동안 당해온 학교 피해 기록을 남기고 천안 동남구 자택에서 숨졌습니다.

김 군의 수첩에는 "(학교폭력 가해자 처분) 1∼3호는 생활기록부에 기재조차 안 된 단다. 안타깝지만 나는 일을 크게 만들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다. 내가 신고한들 뭐가 달라질까?"라며 "담임선생님과 상담 중 학폭 이야기가 나왔지만, 선생님은 나를 다시 부르지 않았다. 선생님이 부모님께 신고하지 못하게 겁을 준 것 같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김 군 부모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수첩에 명시돼 있는 학생 7명과 3학년 담임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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