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부족하다"‥병원 11곳이 치료 거절한 환자 결국 사망
[뉴스데스크]
◀ 앵커 ▶
후진하던 차량에 치여서 크게 다친 70대 남성이, 수술이 가능한 대형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구급차 안에서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용인에서, 수원, 안산, 충남 천안까지, 대학 병원 열한 곳에서 이송을 거부했는데, 모두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먼저 송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한 도로.
후진을 하던 차량 한 대가 70대 남성을 들이받습니다.
경찰과 구급차가 현장에 다급히 도착하는 모습도 인근 차량 블랙박스에 담겼습니다.
5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은 이곳 갓길에 있던 노인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사고가 난 건 오늘 새벽 0시 반쯤.
신고 접수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이 응급 조치에 나섰지만, 환자의 상태가 위급했습니다.
'복강 내 출혈'을 의심한 구조대는 긴급 수술이 필요한 걸로 판단하고, 우선 사고 지점에서 가까운 대형병원에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환자 이송을 거절했습니다.
이어 요청한 대학병원 두 곳도 마찬가지.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병원 관계자 (환자 이송 거부)] "중환자실은 일단 다 꽉 찼는데도 중한 응급 환자가 있다고 해서 두 명을 더 받아서 그 두 명 환자가 대기 중이었어요."
이후 구조대는 수원과 안산, 충남 천안까지 대형병원 8곳에 추가로 수용을 요청했지만, 끝내 병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구조대가 이송을 요청한 11개 병원 중 10곳은 '병상 부족'을 이유로 들었고 1곳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구조대가 "수용 가능" 통보를 받은 건 사고가 난 지 1시간 20분이 지난 시점.
사고 지점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경기 북부, 의정부의 한 대형병원이었습니다.
결국 환자는 의정부로 가는 길에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를 일으켰고, 병원에 도착한 2시46분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고 2시간 20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병상 찾는데 시간을 보내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친 겁니다.
소방당국은 "부상이 위중했지만 병상 찾기가 힘들었고, 날씨가 안 좋아 헬기도 띄울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응급수술만 받았더라도 소생했을 한 생명이 길바닥에서 시간만 보내다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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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송지원
송재원 기자(jw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8804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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