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비극' 왜 반복되나…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문제 짚어보니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다가 결국 숨지는 이런 일은 여러 번 반복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고 또 대책은 없는지, 이한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이한주 기자,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라고 하죠. 최근 이 비율이 좀 더 늘고 있다고요?
[기자]
이 정도 시간 안에 병원에 꼭 도착해야 한다, 이른바 골든타임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렇게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하는 비율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이번 같은 일이 오늘 또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돕니다.
[앵커]
이렇게 골든타임을 못지키는. 그러니까, 응급실이 응급실 역할을 못하는 이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의사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 응급환자가 거부당한 이유를 모아보니 전문의가 없다는 게 3분의 1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당장 미국과 비교해 봐도 응급환자 수는 절반도 안되지만 의사가 봐야하는 환자는 3배 가까이 많습니다.
[앵커]
응급실에서 환자는 많은데 정작, 이 응급환자를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의사단체들은 의사 수 자체가 적은 것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지 않습니까?
[기자]
결국 돈이 문제입니다.
응급의료센터 같은 곳엔 신경외과나 흉부외과 의사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른바 개원해서 돈 잘 버는 피부과나 성형외과에 비해 연봉이 절반 수준에 그치다 보니 굳이 버틸 요인이 없는 겁니다.
병원들도 수가 탓을 하며 더 이상 투자는 꺼리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응급 환자를 치료할 해당 의사가 부족하다는 얘기군요. 이것도 하나 궁금합니다. 이번 일에서도 봤듯이, 구급대원들이 병상을 찾아 이 병원, 저 병원 그 귀한 시간에 전화하지 않습니까? 빈 병상을 알려줄 수 있는 종합 상황실이랄지, 그런 시스템이 없습니까?
[기자]
이제 도입을 하려는 단계입니다.
빈 병상이 있는 병원이 어딘지만이라도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가 되면 이런 일의 상당수를 막을 수 있을 텐데요, 이것뿐만 아니라 인력, 장비 등의 정보 대부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이러니 구급대원들이 눈 감고 더듬어서 문고리를 찾는 것처럼 전화통만 붙잡고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응급실에 환자 자체가 너무 많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이건 뭡니까?
[기자]
환자수도 문제지만 응급실 환자 대부분 '경증환자'라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70% 정도는 직접 걸어서 올 정도인데요, 그래서 중증과 경증을 분리해 미국의 Urgent Care처럼 경증 응급환자들만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우리도 일부 하고 있는데, 이걸 본격적으로 더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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