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천연염색가’ 김형옥, 자연을 물들이다
[KBS 창원] [앵커]
초록이 눈부신 계절입니다.
인공적인 물감이나 화학 염료로는 흉내 내기 힘든 자연의 색이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요.
이런 자연의 색을 세상에 전하는 염색가를 경남인에서 만납니다.
[리포트]
흔하디흔한 나뭇잎이 물감이 되는 순간.
["마로니에 잎이라든지 떡갈나무 잎이라든지 지금 여기 있는 오리나무, 그리고 무화과 잎. 여러 가지 잎들이 있지만 잎맥이 살아있고 도톰하고 예쁜 걸 사용하면 좀 더 예쁜 염색을 찾을 수 있어요. 가까이에서 구해서 하는 게 좋잖아요."]
의령에서 발견한 자연으로 작가는 보다 다채로운 색과 무늬를 세상에 전합니다.
세상의 꽃과 나무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절.
이무렵 흐드러진 금계국은 작가가 특히 즐겨 쓰는 재료입니다.
[김형옥/천연염색가 : "물이 잘 안 빠지고 그리고 또 찬물에도 염색이 가능해요. 염색을 했다가도 빠지는 것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좋은 염료를 찾아가고 있는 겁니다. 자연염색에서."]
단풍잎과 떡갈나무, 목련 잎사귀 등 숱한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염료는 모두 자연이 내준 것.
부산에서 활동하던 작가가 고향 의령으로 돌아온 이유도 지천에 염색 재료가 널려 있어서였습니다.
["많이 안 가져와요. 왜? 또 다음에 가지가 나서 나한테 또 줄 수 있는 보물이 되어야 되기 때문에. 좋은 보물창고를 여기서 두고 있어서 행복한 사람입니다."]
화학첨가제 없이 염색하려면 전처리와 발효를 거치며 기다릴 만큼 기다려야 합니다.
["이건 금계국 말린 꽃잎을 지금 염색을 하기 위해서 끓였고요. 끓이면서 염색을 해요. 노란색이 나옵니다. 제가 좋아하는 꽃들이나 나무들을 보면 그냥 재밌어요."]
치자를 비롯해 밤 껍질, 갖은 약재와 나뭇잎, 들풀과 꽃까지.
자연의 염료는 거부감 없이 편안한 색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30년 넘게 한복을 지은 작가는 더 특별한 한복을 위해 퀼트, 의상디자인을 섭렵하고 천연염색을 접목했습니다.
["실크 스크린에 그 위에는 붓으로 터치를 했어요. 먹 염색입니다. 대리석 무늬 하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양파 망을 이용하기도 하고..."]
발붙이고 사는 지역의 이미지를 실크스크린으로 표현하는 중입니다.
다양한 염색 기법으로 문양을 잡아 다시 쪽물을 입히는데요.
의령도 알리고, 자연염색의 이로움도 알리기 위해 만든 이불입니다.
[김형옥/천연염색가 : "자연에서 얻은 색으로 또 자연 섬유에 염색을 하니까 우리 가족이 쓸 때 기쁜 마음으로 쓸 수 있게끔 항상 그 마음으로..."]
자연의 색을 공유하는 시간. 뿌리기만 하면 물들도록 고안한 염료로 누구나 쉽게 천연염색을 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정희/의령군 칠곡면 :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거잖아요. 색감을 손으로 그려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기계로 해서도 나올 수 없는데 이렇게 나온다는 게 너무 매력적인 작업이에요."]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뭇잎의 색과 무늬를 재현하는 에코염색은 작가의 주특기.
잎맥이 선명하면서 물이 잘 드는 나뭇잎을 배치해 쪄내면 자연의 조화가 천에 옮겨집니다.
에코염색을 한 천으로 만든 두루마기인데요.
자연의 멋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가죽도 에코염색을 만나서 더 특별해졌는데요.
우리 옷 한복에서 나아가 작가는 다양한 재료와 소품으로 자연의 색을 알리는 중입니다.
자연이 가르쳐 준대로 염색을 하며 작가는 더 큰 것을 배웠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나뭇잎이나 이런 염료로 염색을 해서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거든요. 다른 사람이 똑같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이 주는 행복을 나누는 사이 작가는 아낌없이 주는 자연을 닮아갑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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