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대전, 일류 과학창업 중심도시로 나아가는데 앞장설 것"

박계교 기자,정인선 기자 입력 2023. 5. 30. 19:46 수정 2023. 5. 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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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3월 취임, 'First Class 과학창업 중심도시 대전' 선포
스타트업과 강소벤처기업 육성, 창업생태계 플랫폼 조성
대전시 4대 전략산업과 손발 맞춰 스타트업 성장 지원
박대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최초라는 타이틀은 늘 그렇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심점에서 평가의 잣대가 된다. 2014년 출범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전국 1호다. 당시 생소한 창조경제가 대전에서 첫발을 뗀 것. 이를 도울 전담기업은 SK그룹이 맡았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과학도시 대전의 특성을 살린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으로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그림을 그렸다. 이후 전국에 생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박대희 제5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2006년부터 18년 동안 스타트업과 함께 한 창업실무전문가로 잔뼈가 굵었다. 그동안 쭉 대전에서 창업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누구보다 대전을 잘 알고 있다고 자평한다. 올해 3월 취임한 그는 'First Class 과학창업 중심도시 대전'을 선언했다. 30여개 정부출연연구소, 35개의 대기업연구소, KAIST 같은 우수 대학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창의 인재를 바탕으로 일류 과학창업 중심도시의 허브 역할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맡겠다는 게 박 센터장의 포부다.

박 센터장은 "SK그룹과 함께 훌륭한 스타트업과 지역의 강소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이곳 대전에 건강한 창업생태계 플랫폼을 조성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창업문화를 확산해나갈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대전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력으로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과학수도를 표방하는 대전의 무궁무진한 인·물적 과학 자원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가꾸는 게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임무다. 대전시의 전국형 과학창업 중심도시 브랜드를 확보하고, 과학창업 생태계를 거점화해 창업기업과 기술 전문인력을 유입하고, 스타트업의 수도권 이탈을 방지하는 건 박 센터장의 몫이다. 창업을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에 생존 불씨를 살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전이 타 지역에 비해 창업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해를 더할수록 떨어지는 생존율은 고민이다. 대전만 놓고 보면 스타트업의 창업생존율은 3년까지 70% 정도로 높다. 하지만 5년이 되면 절반 밑인 45%, 7년이 되면 20%까지 떨어진다.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인 '유니콘기업'의 부재로 창업생태계가 크지 못하는 구조가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대전이 창업기지의 잠재력이 풍부한 것은 강점이지만 기술수요 지역 소재 대기업이 부족하고, 소프트웨어 분야도 취약한 게 약점이다. 박 센터장은 무엇보다 초기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3년 미만 창업기업에 집중하려고 한다. 지역 특화형 씨앗 스타트업의 생존 경쟁력 확보가 과학창업의 성패를 가르는 척도가 될 수 있기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과학창업은 일반 자영업의 창업과 개념이 다르다. 과학창업은 기술을 개발해서 런칭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에 자금도 필요하다. 그래서 이제 정부에서 R&D 사업, 대전시도 R&D 사업에서 이 부분의 생존을 길게 하려고 하는 거다"라며 "3년 정도 되면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서 검증을 받는다. 시장에 알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주는 멘토링까지 연결시키는데 집중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스타트업의 탈 대전화다. 대전은 대덕특구가 전국 최고 수준의 고급인프라를 지녔지만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과정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과학창업은 늘고 있으나 지역에서 고급인력을 채용하거나 매출을 발생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스타트업의 수도권으로 이탈 요인이다. 부족한 산업용지와 든든한 뒷배인 대기업도 아쉽다.

박 센터장은 "한 마디로 시장이 없다. 여기서 얘기하는 시장은 만든 제품을 검증하고 팔 수 있는 시장이다. 그러니까 산업거버넌스가 움직이려면 산업이 움직여야 되는데 이 밸류 체인상에서 후방을 담당할 수 있는 곳이 이곳에 없다. 인구가 많은 곳으로 가려는 것이다"라며 "후방에 대기업들이 자꾸 들어오면 1차 벤처들, 그 밑에 2차 벤처들이 공동 연구개발하거나 시장 개척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면 이탈이 점점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스타트업 클러스터인 대전창업열린공간에 희망을 건다. KAIST와 충남대 사이, 유성구 궁동에 위치할 대전창업열린공간 앵커건물을 중심으로 입주공간과 교육·문화 등 젊은 세대들을 위한 창업생태계는 스타트업의 탈 대전화 극복의 긍정 인프라다. 창업을 바라는 젊은이들이 한 곳에서 만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창업아이디어는 이미 생기는 셈이다.

그는 "2024년 완공 예정인 대전창업연린공간의 앵커건물이 들어서면 600명의 창업자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그 옆에 현재 7개의 보육기업이 있는데, 40개까지 늘리려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멀리 가지 않고, 이곳에서 만나다 보면 창업에 대한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실패한 기업도 만날 것이고, 성공한 모습을 벤치마킹도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다"고 밝혔다.

여기에 박 센터장은 대전시의 미래 4대 전략산업인 나노·반도체, 바이오헬스, 우주항공, 국방산업 등에 손발을 맞추기 위해 취임을 하면서 'First Class 과학창업 중심도시 대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나노·반도체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육성 지원하고, 바이오헬스는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우주산업 클러스터에 포함된 신사업분야인 우주항공은 이를 육성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고 국방산업은 공군과 공동으로 '공군해커톤' 등 군·스타트업과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대전시와 협업을 통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 고무적인 것은 대전시가 이들 4대 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160만 평 국가산업단지 유치와 글로벌제약사인 머크사의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 시설 대전 설립, 굴지 대기업인 SK온 투자 유치 등 창업생태계가 건강해지는 것을 박 센터장은 느끼고 있다.

그는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창업생태계가 잘 형성돼야 하는 데 대전은 그런 면에서 지금보다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 우리 센터가 대전에 많은 스타트업의 씨앗들을 뿌려놓고, 이 씨앗들이 성장하기 위해 물을 잘 준다면 대전은 분명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여건이 안 맞아 스타업들이 일정 시간이 되면 수도권으로 떠나는 곳이 아닌 최종적으로 세계 최고로 창업하기 좋은 도시 대전을 만들어 이들을 머물게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전국 19곳 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중 가장 젊은 박 센터장. 이탈했던 청년층이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는 그는 그 만큼 대전의 창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굳게 믿고 있다. 창업엑셀러레이터 박 센터장의 꿈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녹아들고 있다.

대담=디지털뉴스2팀장 박계교·정리=정인선 기자

-박 센터장은

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창업학 석사와 대전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소상공인진흥공단 문화관광형시장 컨설턴트와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대전충남지회 이사,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대의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창과 중소기업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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