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820억원 최악의 평가손실…국채 쓸어담는 이 나라 언제까지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5. 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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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늘어난 5천473조원
우에다 “정상적인 모습 아냐”
ETF 보유도 급증 “주가 악영향”
[사진 = 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가 17년만에 처음으로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이 29일 발표한 2022년도 결산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의 현재 평가액은 취득시점 가격을 밑돌면서 1571억엔(약 1조 4820억원)의 평가손실이 생겼다. 일본은행이 국채보유로 평가손실은 보게 된 건 지난 2006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국채 금리가 1% 상승하면 28.6조엔, 2% 오르면 52.7조엔의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말 장기금리 변동폭을 0.5%로 2배 확대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지난해 부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데 반해, 일본은 현재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한 채 무제한 돈풀기 정책인 ‘장단기 금리조작’(YCC)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시장에서 금리 왜곡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장기금리를 변동폭 안에서 유지하기 위해 무제한 국채 매입을 한 결과, 일본은행의 보유국채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보유 국채는 전년 대비 10.6% 증가한 581조 7206억엔(약 5473조원)으로 2년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10년새 보유 국채 잔고는 4배 이상 급증했다.

발행된 국채의 50% 이상을 일본은행이 보유하는 기형적인 상황에서 정부 부채를 중앙은행이 대신 떠안고 있는 모양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국회에서 “정상적인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국채를 시가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만기까지 보유하면 손실은 발생하지 않고 금리가 오르더라도 정책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 규모도 최근 10년새 1.5조엔(약 14조원) 에서 37조엔(약 349조원)으로 급증했다. 시가 기준으로 도쿄 증시 1부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의 약 7%에 달한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정책의 일환으로 2010년도 부터 ETF도 대량으로 매입해 왔다. 일본은행의 ETF 대량 보유가 주가 형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은행이 ETF의 매각 방침을 나타내는 것만으로 주가가 급락할 우려가 있다. 시장 영향을 억제하면서 출구를 찾아내는 것이 우에다 총재의 과제” 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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