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m 참호에 유해 70여 구…‘서산 민간인 학살’ 발굴현장 공개
[KBS 대전] [앵커]
6·25 전쟁 당시 서산지역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유해발굴 현장이 공개됐습니다.
20일간의 발굴 끝에 60여 미터의 참호 안에서 민간인 유해 70여 구를 찾았습니다.
보도에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산 봉화산 능선을 따라 기다란 참호 하나가 나옵니다.
2008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6·25 전쟁 직후 해군과 경찰에 의해 '사적 감정에 의한 보복살인이자 집단 학살'이 일어난 것으로 규명된 장소입니다.
파내어진 참호 안에는 유해와 함께 고무신과 단추, 그리고 총살 흔적으로 보이는 국군이 사용한 탄피가 나왔습니다.
60여 미터의 참호를 따라 이렇게 70여 구의 유해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좁은 참호 안에는 손이 묶인 채 희생당한 모습의 유해가 뒤엉킨 채 발견됐습니다.
[이호형/동방문화재연구원 원장 : "앞으로 손이 묶여서 확인된 유해도 있고, 또는 뒤로 묶인 것처럼 보이는 유해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전체적으로 반듯이 펼쳐져 있는 상태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진실규명 과정에서 확인된 민간인 희생자만 1,865명.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인민군에 부역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발견된 서산경찰서 신원 기록보고서에 희생자 가운데 300여 명은 부역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처형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70여 년간 부모를 찾아 헤맨 백발의 유족은 희생자 유해를 앞에 두고 품 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습니다.
[정명호/한국전쟁유족회 서산유족회장 : "저는요. 우리 아버지 사진을요. 유일한 유품입니다. 아버지 사진을 항상 넣고 다닙니다. 이게 아버지가 17살 때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정부 차원의 유해발굴이 막바지에 다다르는 가운데,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서산지역 부역 혐의 사건에 대한 추가 진실규명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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