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급차’ 뺑뺑이…‘교통사고’ 70대, 중환자실 2시간 헤매다 숨져

[앵커]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 다니다 구급차에서 숨졌습니다.

인근 대형 병원들에선 병상 부족으로 수용을 거부해, 100km 떨어진 병원까지 가던 길이었습니다.

김화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차량 한 대가 왼쪽 방향으로 후진합니다.

방향을 틀더니, 갑자기 그대로 멈춰섭니다.

오늘 새벽 0시 반쯤, 경기도 용인의 한 도로에서 70대 남성이 방향을 틀던 차량에 치였습니다.

10분만에 구급차는 도착했고, 이 때까지도 남성은 의식이 있었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의식이 있으셨고, 말씀하셨고, 경찰 와서도 본인 성명이랑 다 이렇게 얘기하셨고 그 상태로 이제 (구급차에) 올라가신 거죠."]

다만, 부상이 심해 신속한 이송과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30km 정도 떨어진 인근 대형병원 3곳에서 중환자 병상 부족을 이유로 입원 불가를 통보했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구조대) 안내를 받았을 때 다발성 외상 환자이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이 우선이니까, (다른) 권역외상 센터를 말씀드렸고요."]

구급 대원은 수원과 안산까지 지역을 넓혀 다른 병원 8곳에도 문의했지만, 같은 이유로 거절 당했습니다.

의정부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받을 수 있단 통보를 받은 건 사고 발생 1시간 20분 후.

100km 가까이 떨어진 병원이었는데 기상 때문에 헬기도 뜰 수 없었습니다.

남성은 결국 이송 도중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새벽) 2시 50분에 왔어요. 돌아가신 채로. 돌아가신 채로 와서."]

지난 3월에는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가 2시간 넘게 응급실을 찾다 구급차에서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김이연/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 "중환자실 상황은 비어 있는 경우는 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병원 자체가 한정이 되어 있고 의사도 그렇고 간호사도 그렇고 더 집중적으로 이제 환자분을 돌봐야 되기 때문에..."]

119 구급대 재이송 사유 중 31%가 전문의가 없어서, 21%는 병상 부족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 서원철/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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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