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플레이션' 막아라…설탕 연말까지 관세 0%

김은비 2023. 5. 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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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하자, 정부가 설탕과 원당(비정제설탕)에 부과되는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원당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호주(58.1%), 태국(24.8%)에서 작황 부진으로 국내 설탕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설탕과 원당의 할당관세율을 0%로 적용하기로 했다.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른 고등어도 오는 8월 말까지 1만t 물량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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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국 작황 부진에 2011년 이후 최고가
연말까지 설탕·원당 할당관세 0% 적용
돼지고기·고등어 등 식재료도 관세율 대폭 인하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공지유 기자] 세계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하자, 정부가 설탕과 원당(비정제설탕)에 부과되는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설탕을 원료로 하는 빵·과자·아이스크림·음료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민들의 물가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돼지고기·고등어 등에 대해서도 내달부터 할당관세율 0%를 적용한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사진=연합뉴스)
정부는 30일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무회의를 열어 내달 초부터 돼지고기·고등어·설탕·원당·조주정 등 7개 농축수산물에 대해 할당관세율 0%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할당관세는 일정 기간 일정 물량의 수입 물품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로, 관세가 낮아지면 그만큼 수입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7% 올라 1년 2개월 만에 3%대로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돼지고기(4.2%), 고등어(13.5%), 설탕(12.9%) 등의 품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국제 설탕과 원당 가격은 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역대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런던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설탕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1톤(t)당 699달러로 1년 만에 29.1% 급등했다. 이는 2011년 799달러 이후 12년 만에 최고다. 국제 원당 가격도 t당 549달러로 2011년(708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는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을 모두 수입해 설탕을 가공 및 공급하고 있다.국내에 연간 소비되는 설탕은 129만t 수준이다. 이 중 92%인 119만t을 음료·제과·제빵 등 식품업체에서 소비하고 있다. 설탕 가격이 오르면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오른 국제 설탕가격을 고려해 설탕에 대한 기본관세율(30%) 대신 5%의 할당관세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원당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호주(58.1%), 태국(24.8%)에서 작황 부진으로 국내 설탕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설탕과 원당의 할당관세율을 0%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하반기 원당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 등 자유무역협정(FTA) 비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해 국내 설탕가격 인상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최대 4.5만t까지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정부는 최근 야외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돼지고기 수요 증가 등으로 이달 삼겹살 가격이 평년 대비 17%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소비자 가격 안정화를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른 고등어도 오는 8월 말까지 1만t 물량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고등어 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들어 전년 동월 대비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다만 국내 조업 성수기 등을 고려해 물량은 1만t, 기한은 8월 말까지로 한정했다.

사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가축용 배합사료로 쓰이는 주정박(15만t)과 팜박(4만5천t)에 대해서도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정부는 “물가 불안 품목의 관세율을 인하해 서민 먹거리 부담을 완화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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