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공영방송 이사 조기 교체 돌입하나

박서연 기자 2023. 5. 3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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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임기가 두 달 남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정부의 공영방송 압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 혐의로 지난 2일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리안을 재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윤창현)은 30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 윤석열의 방통위원장 면직 재가는 전임 정부 임명 인사 제거를 넘어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언론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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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30일 오후 재가... 김현 방통위원 "위헌" 주장
공영방송 이사진 경영진 조기교체 가능성
언론노조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언론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가 두 달 남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정부의 공영방송 압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 혐의로 지난 2일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리안을 재가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방통위원장으로서 지휘·감독 책임과 의무를 위배해 3명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켰고, 본인이 직접 중대 범죄를 저질러 형사 소추되는 등 방통위원장으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면직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오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 마지막으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변인실은 한 위원장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과 같다.

대변인실은 “(한 위원장이) TV조선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자 '미치겠네, 시끄러워지겠네, 욕을 좀 먹겠네'라며 점수 집계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 표명을 하는 등 방통위원장으로서의 공정성을 저버렸을 뿐 아니라, 일부 심사위원에게 부탁해 TV조선 평가 점수를 사후에 재수정함으로써 일부 항목을 과락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그 조작 사실을 모르는 방통위원들을 속여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는 등 위계로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실은 “TV조선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민언련 소속 A씨를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회에 포함하도록 지시했고, 다른 상임위원들과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재승인 유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며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실은 또 “언론 취재가 들어오자 '방통위는 TV조선 점수 평가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하도록 하는 등 허위 공문서 작성을 지시했다”며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면직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설치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 면직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위원장 면직 소식에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원장 면직은 위헌”이라며 “방통위원장은 방통위 설치법에 따라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 탄핵소추 발의 대상이다. 기소만으로 면직한다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면직안 재가 직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에) 기소된 부분에 대해 전체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내용이라 지속해 다투겠다.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도 (다툼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 받아들여졌다”며 “그걸 근거로 국가공무원법상 일반 규정을 적용한 것인데 법률가 입장으로 봐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면직되면서 공영방송 이사진과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언론단체들은 방송장악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윤창현)은 30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 윤석열의 방통위원장 면직 재가는 전임 정부 임명 인사 제거를 넘어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언론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 장악에 혈안이 된 윤석열 정권의 폭거다. 앞으로 새 방통위원장을 임명한 뒤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을 해임하고, 이어 MBC 경영진마저 교체하는 MBC 장악 시나리오를 실행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권의 부당한 공영방송 장악 시도는 반드시 국민적 심판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현 정권에 재차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후임 6기 방통위원장에 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거론된다. 이동관 보좌관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동경 특파원, 청와대 출입 기자로 기사를 쓰고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 공보단장을 했고,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한 뒤, 청와대 대통령실 대변인 및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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