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파이 의심’ 벨루가, 4년여 만에 다시 해상에서 발견돼

2019년 4월 노르웨이 북극 해안서 첫 발견
최근 스웨덴 남서부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

액션캠 등을 끼울 수 있는 홀더가 부착된 ‘러시아 스파이’ 의심 벨루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노르웨이 북극 해안에서 발견됐던 ‘러시아 스파이’ 의심 흰돌고래(벨루가)가 4년만에 다시 스웨덴 해안에 나타났다. 첫 발견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라는 표식이 부착됐던 이 벨루가에 대해 러시아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8일 스웨덴 남서부 훈네보스트란드 해안에서는 4년 만에 이 벨루가가 다시 발견됐다. 이 벨루가는 지난 2019년 4월 처음 발견된 곳은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이었으며 이후 3년여에 걸쳐 천천히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서 남쪽으로 움직였다. 이후 최근 몇 달 동안에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노르웨이 해안을 지나쳐 스웨덴 해안까지 움직인 것으로 관측됐다.

이 돌고래는 노르웨이에서 첫 발견 당시 액션캠을 끼울 수 있는 홀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로 표시된 띠를 부착한 채 나타나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2019년 4월 노르웨이 북극 해안에서 ‘러시아 스파이 의심’ 벨루가를 첫 발견한 노르웨이 어부 조어 헤스턴이 벨루가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르웨이 측은 이 돌고래에게 노르웨이어 단어 ‘고래’(Hval)를 러시아식 이름으로 변형해 ‘발디미르’(Hvaldimir)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띠를 제거해줬다. 노르웨이 측은 발디미르가 사람 손을 탄 것으로 보인다며 살고 있던 곳에서 탈출했거나 훈련을 받고 바다에 보내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디언은 발디미르가 거쳐온 노르웨이 북부와 러시아 서북부가 접한 바다인 바렌츠해가 서방과 러시아 잠수함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지정학적 지역이라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