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내달 시범사업 전환… 재진 환자 한정

보건복지부, 시범사업 계획 확정
소아 휴일·야간 비대면 초진 불허
거동불편자 한해 약 재택수령 가능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진료가 오는 6월 1일부터 재진환자를 중심으로 한 '시범사업'으로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제9차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획을 이같이 확정하고 오는 6월 1일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당초 비대면진료는 불법이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위기경보가 '심각'단계가 되면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하지만 6월 1일부터 위기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시행의 법적 근거를 잃게 됐고, 비대면진료를 지속하기 위해 이번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재진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진료를 하는 것이 골자다. 비대면진료는 화상진료가 원칙이나 스마트폰이 없거나 활용이 곤란한 경우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를 통한 진료가 가능하다.

시범사업에서 재진환자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질환에 대해 추가로 진료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대면진료를 받은 지 1년 이내, 그 밖의 질환은 30일 이내여야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초진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예외 조항도 뒀다. 의료기관이 없는 곳에서 거주하는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장애인, 격리 중인 감염병 확진 환자 등은 초진이더라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소아 환자의 경우 휴일과 야간에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비대면진료를 통해 '의학적 상담'이 가능하다. 초진을 허용하되, 소아과 의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처방'은 제외했다.

시범사업에서는 비대면진료를 의원급에서 허용하고, 재진환자 중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희귀질환자(1년 이내), 수술·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30일 이내)가 필요한 환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수가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비대면진료 의료기관·약국이 각각 진찰료와 조제기본료 외에 '시범사업 관리료' 30%를 가산하는 수준으로 결정됐다. 의료기관과 약국이 그만큼의 수입을 더 가져가는 것으로, 비대면 진료·조제 건수는 월 전체 건수의 30% 이하로 제한해 비대면진료만 전담하지 못하도록 방지한다.

비대면진료 후 필요시 처방전 발급이 가능하다.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처방전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약사와 환자가 상의해 본인수령, 대리수령, 재택수령 등 수령 방식을 정할 수 있다. 약 배송은 직접 수령이 곤란한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에 한해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