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 살해한 女…“사이코패스 가능성”

26일 오후 피의자 A씨가 범행 후 자신의 집을 다시 들러 빈 캐리어를 챙겨 나가고 있다. 부산경찰청

부산에서 20대 여성이 아르바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훼손 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여성은 과외 교사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피해 여성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부산지법(목명균 판사)은 살인 등 혐의로 20대 여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6일 오후 6시쯤 또래인 20대 여성 B씨의 집에서 흉기로 B씨를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앱에 ‘자녀의 과외를 해줄 사람을 찾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앱에 과외 강사로 등록할 경우 인증 절차를 거쳐 나이, 출신학교, 거주지 등 프로필이 공개된다. 다만 학부모 등은 별다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피해자 B씨가 23일 이와 관련해 A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시범 수업을 핑계로 26일 부산 금정구에서 혼자 사는 B씨의 집을 방문했다. 당초 B씨는 A씨의 거주지가 자기 집과 멀다는 이유로 과외를 거절했지만, A씨가 끈질기게 요구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자신의 집에서 여행용 가방을 가져와 시신을 담아 다음날 새벽 3시15분쯤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풀숲에 버렸다. 이는 당시 A씨가 혈흔이 묻은 여행용 가방을 풀숲으로 가져가는 것을 수상히 여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여행용 가방에서 시신 일부와 B씨의 신분증을 확인한 후 당일 오전 6시쯤 A씨를 긴급체포했다. 나머지 시신은 피해자인 B씨의 집에서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와) 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뚜렷한 살해 동기가 없어 보여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공범 존재 여부,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A씨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 공개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