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남긴 4층짜리 건물, 형제들 모르게 장남이 모두 증여받았다면?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5월 30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류현주 변호사

- 건물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았을 때 유증으로 큰오빠에게 이전 등기가 된 것으로 표시된다면 아버지의 유언장을 확인하는 것이 좋아

- 확인을 위해 유언무효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소송 등을 제기해야

- 소송절차를 통해서 유증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면 건물은 큰오빠의 단독 소유가 되지만, 다른 형제들도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를 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2남 3녀 중에서 첫째 딸입니다. 저희 가족은 평소 화목하고 정이 두터운 편이었습니다. 특히 저와 큰오빠는 결혼한 뒤에도 친정 근처에 살면서 혼자 사시는 아버지를 돌봤죠. 아버지는 아흔 넘어서까지 건강하게 사시다가 작년에 작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장례를 치른 뒤, 큰오빠가 형제들을 불러 모으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생전에 4층짜리 건물을 자신에게 증여하셨다면서, 이에 '유증'을 원인으로 하여 자신의 명의로 이전등기까지 모두 마쳤다고 말이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얘기였습니다. 저희 형제들은 아버지를 자주 찾아뵈었고,특히 친정집 바로 근처에 살던 저는 하루가 멀다고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병원에 계시던 동안에도 제가 주로 간병을 도맡았죠. 그런데 어째서 건물을 큰오빠에게 증여하셨다는 걸 저는 물론이고 다른 형제들도 모를 수 있었을까요? 유산 상속 문제로 다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버지께 죄송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유일한 재산을 큰오빠가 혼자 가져가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연자분 입장에서는 굉장히 황망하셨을 것 같습니다. 사연을 보면 '유중'이라고 하는 말이 나옵니다. 생소한 용어인데, 유증의 뜻을 먼저 정리를 해주세요.

◆ 류현주 변호사(이하 류현주): '유증'이란 쉽게 말하자면 내가 죽으면 내 재산을 누군가에게 증여하겠다는 의사표시, 즉 '유언에 의한 증여'를 의미합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유언에 의한 증여를 줄여서 유증이라고 하는 거죠. 그러면 사연자분의 아버지가 생전에 그 건물을 큰오빠에게 정말 유증한 건지, 이거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 류현주: 가장 쉽게는 아버지 명의 건물의 주소지를 알고 계시다면 그 해당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보시면 됩니다. 등기부등본에는 이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이전 등기를 했다면 그 이전 등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즉 매매인지 증여인지 상속인지 등이 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등기부등본상 해당 건물이 유증을 원인으로 큰오빠에게 등기되었다고 표시가 되어 있다면 이거는 큰오빠가 등기소에 신청을 할 때 유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만한 서류를 함께 제출했다는 이야기가 되거든요.

◇ 조인섭: 어떤 서류일까요?

◆ 류현주: 사연에서는 아버지의 유언장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분 큰오빠가 등기소에 제출한 서류를 확인한다면 아버지가 정말로 그런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을 하실 수가 있겠습니다.

◇ 조인섭: 이런 서류는 누구나 다 가서 요청을 할 수가 있는 건가요?

◆ 류현주: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런 서류를 아무에게나 내어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요. 소송 절차에서 법원의 명령이 있을 때만 내어줍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제 그 유증이 맞다라고 할, 때 다른 형제들은 아버지 건물에 대해서 아무것도 주장할 수가 없는 걸까요?

◆ 류현주: 그렇지는 않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아버지의 유언장을 확보하시려면 일단 큰오빠를 상대로 소송을 하셔야 되는데,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유언무효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소송을 제기하시면 되겠습니다.

◇ 조인섭: 유언이 무효다라고 주장을 하는 거겠죠.

◆ 류현주: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 소송에서 유언이 무효라는 사실을 밝히려면 유언을 할 당시에 아버지께서 치매 등의 사유로 의사능력이 없었다든지.

◇ 조인섭: 오랜 기간 투병을 하셨으니까요.

◆ 류현주: 네, 맞습니다. 혹은 유언장의 필체가 아버지의 필체와 다르다는 등의 사정을 입증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자필이 아니라고 하는 거는 아무래도 필적 감정 절차를 거쳐야 되겠네요?

◆ 류현주: 맞습니다.

◇ 조인섭: 그런데 유언무효 소송을 해서 의사능력이 없다. 자필이 아니다.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의사능력이 없지 않았다. 실제로 아버지가 작성한 게 맞다. 이렇게 결론이 만약에 났다고 하면 다른 형제들은 아무것도 못 받게 되는 걸까요?

◆ 류현주: 네, 만일 소송 절차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확인을 해봤는데 아버지의 유언이 유효하다. 그렇게 판단이 된다면 4층 건물은 큰오빠 단독 소유가 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다른 형제들은 여전히 유류분에 해당하는 몫을 돌려달라는 유류분청구를 하실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유류분청구는 뭔지 설명해 주세요.

◆ 류현주: 유류분이라는 것은요. 상속분의 2분의 1에 관하여 상속인들의 몫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유류분은 원물반환이 원칙인데요. 예를 들어서 상속재산이 부동산인 경우에는 유류분에 해당하는 지분만큼을 이전받는 형식이 되는 겁니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돈으로 주고받겠다는 부분이 합의가 되거나 건물의 근저당등기가 설정되어 있어서 지분 이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등에는 돈으로, 즉 가액으로 반환을 받게 됩니다.

◇ 조인섭: 그런데 이 유류분 반환과 관련해서 얼마 전에 뉴스에 보니까 헌법재판소에서 세 번째 위헌 심판 진행 중이라고 뉴스가 나왔어요.

◆ 류현주: 네. 맞습니다.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의사에 따라 처분을 한 것인데 이것을 사후에 다시 없던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죠.

◇ 조인섭: 어떻게 될 걸로 보여지십니까?

◆ 류현주: 잘은 모르겠는데요. 헌재에 이 사건이 올라간 지가 좀 됐습니다. 한 1년, 2년 전까지만 해도 헌재의 사건이 지금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유류분 소송을 진행을 안 하셨거든요. 기일을 변론 절차를 연기하든지 진행하지 않는 상태로 두셨는데, 최근에는 또 그것과 무관하게 사건을 진행해서 판결까지 받아주시더라고요.

◇ 조인섭: 그래서 합헌으로 가닥을 잡았나? 이런 추측도 되는데 어떻게 될지 곧 결론이 나겠죠.

◆ 류현주: 그렇죠. 지켜봐야겠습니다.

◇ 조인섭: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 보자면 이 사연자분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큰오빠가 아버지의 건물을 유증을 받았다면서 단독명의로 등기한 것을 알게 되셨습니다. 건물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았을 때 유증으로 큰오빠에게 이전 등기가 된 것으로 표시된다면 아버지의 유언장을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그러려면 유언무효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소송 등을 제기를 하시면 되고요. 소송절차를 통해서 아버지의 유증이 유효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건물은 큰오빠의 단독 소유가 되는데,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다른 형제분들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는 건 아니고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서 본인들의 유류분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류현주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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