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화점 '명품' 치트키부터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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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사실상 끝났지만 좀체 반등하지 않는 소비로 국내 유통업계의 실적전망이 어둡다.
코로나 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백화점의 타격은 특히 크다.
실제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은 해외여행 대신 명품 구입으로 몰린 수요였다.
해외여행에 대한 제약이 사실상 없어진 시점, 업계는 명품이라는 '치트키'를 버리고 백화점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멘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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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전반적 물가상승의 여파,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인상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은 해외여행 대신 명품 구입으로 몰린 수요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지난해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미국의 280달러를 제치고, 명품 사랑으로 유명한 중국마저 누르고 세계 1위에 올랐다. 매출 증가를 물가상승으로 인한 착시로 보고, 영업이익을 확인하면 백화점 3사의 위기는 더욱 극명하다. 신세계와 현대의 영업이익은 감소했고, 롯데의 경우 국내에서의 매출 증대보다는 동남아 지역 매출 증가폭이 더 컸다.
명품 매출에 초점을 맞추면 올해 남은 기간은 더 문제다. 코로나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명품 소비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1·4분기 신세계의 명품 신장률은 7.8%, 현대는 9.1%를 기록했고 롯데는 오히려 2.4%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세계(37.2%), 현대(30.6%), 롯데(23.4%)가 나란히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명품 소비가 완전히 쪼그라든 셈이다.
백화점 3사는 올해 전략으로 일제히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매장 리모델링에도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전년까지 최고 실적을 이끌었던 명품 매출 감소를 커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외여행에 대한 제약이 사실상 없어진 시점, 업계는 명품이라는 '치트키'를 버리고 백화점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멘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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