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포스코 하청’ 고공농성장 앞에서 연행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포스코 하청노조 고공농성 진압을 시도하는 경찰과 대치하다 연행됐다.
금속노련은 30일 성명에서 “김만재 위원장이 오늘 오전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예닐곱 명의 경찰들이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강력범을 검거하듯 머리를 바닥에 짓이기고 수갑을 뒤로 채워 연행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순천경찰서로 연행된 상태다.
포스코 하청업체인 포운(옛 성암산업) 노동자들은 광양제철소 앞에서 지난해 4월24일부터 임금교섭과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면서 402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지난 29일 철탑을 만들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앞서 제철소에서 원자재 운송 업무를 하던 성암산업은 2020년 작업권을 포스코에 반납하겠다며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당시 국회 앞 농성투쟁, 김 위원장의 단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 등으로 하청 노동자들은 성암산업 작업권을 사들인 5개 회사에 고용됐다. 이후 2021년 8월엔 5개 회사 중 한 곳인 포운으로 다시 모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성암산업 시절 인사제도 승계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이 다시 벌어졌다.
금속노련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으로 농성 중인 산별노조 위원장을 폭압적으로 연행하고 고공농성을 강제로 해산하려 한 경찰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김 위원장에 대한) 진압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2020년 미국 경찰이 흑인 청년 고 조지 플로이드를 진압하던 장면이 떠오른다”며 “김만재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당한 법 진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공농성 중) 추락사고 위험 방지를 위해 현장에 출동한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망루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려고 진입했지만 김 위원장이 그 앞을 가로막아 설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본인이 들고 있던 물병으로 경찰관 등에게 물을 뿌리는 등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해 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 ‘수갑 등 사용지침’에 의하면 경찰관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거나 저항하는 경우 뒷수갑 사용이 가능하다. 소방관 등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고,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 도주 및 증거 인멸이 우려돼 뒷수갑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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