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스·니덱 … 일학개미 이달에만 800억 넘게 사들였다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5. 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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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에 주가도 저평가
日증시 올들어 20% 넘게 상승
반도체·미국채ETF 등 뭉칫돈

올해 들어 일본 증시가 좋은 수익률을 보이자 국내 투자자도 일본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엔화가치, 밸류에이션, 제조업 경쟁력 등을 일본 증시의 강점으로 꼽으며 당분간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 금액은 6044만달러(약 799억원)로 지난 1월 2870만달러 대비 110%가량 늘었다. 국내 일본 주식 투자자는 이달 '글로벌X일본 반도체 ETF' '아이셰어스 20+미국채 ETF(엔화 헤지)' '넥스트 펀즈 나스닥 100 ETF(환노출)' 아식스, 니덱 등 순서로 순매수했다.

일본 증시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에 힘입어 올해 들어 좋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요 주가지수인 토픽스지수는 장중 2171을 기록해 1990년 8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이 지수는 15%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같은 날 31233을 기록해 올해 들어 21% 상승했다.

일본 증시가 투자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배경으로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엔화가치는 달러당 140엔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일본 정부의 금융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본 국채 매력도가 올라가고 국채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면 엔화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엔화가치가 오르면 엔화 자산을 미리 매수한 투자자는 환율로 인한 자산가치 상승도 노릴 수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현 장·단기 금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삭제함으로써 향후 점진적인 통화정책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와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으로서 엔화가치도 높게 평가될 수 있다.

일본 증시 밸류에이션이 저렴하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일본 증시에서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식이 전체에서 50%가 넘는다. S&P500지수에서 이 비율은 3%에 불과할 정도로 일본 주식이 저평가돼 있는 셈이다. 지난달 초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일본 기업 5곳의 지분을 매수한 이유에 대해 "우스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며 "추가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주식은 20여 년간 이처럼 저평가된 상태를 유지해왔는데, 최근 일본 금융당국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힘을 싣고 있어 재평가 기회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고심 중인 가운데 일본은 이미 이러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디나 팅 프랭클린템플턴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 팀장은 "일본은 원료·장비·엔지니어링 인적 기반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우위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 갈등 사이에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자사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을 일본에 짓겠다고 발표한 후 주가가 일주일 새 11.9% 급등했다.

월가에서는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시했다. 도요타, 소니, 키엔스 등 일본 중대형 상장사에 고루 투자할 수 있는 '아이셰어스 MSCI 일본(EWJ)' 'JP모건 베타빌더스 일본(BBJP)' '프랭클린 FTSE 일본(JLJP)' 등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CNBC는 조언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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