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서 차에 발 내밀기 47차례… 1500만원 뜯어낸 오토바이 운전자

지난해 2월부터 47차례에 걸쳐 15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가로챈 오토바이 운전자. 좁은 골목에서 서행하는 차에 발을 슬쩍 밀어넣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청 유튜브

좁은 골목에서 서행하는 차에 발을 슬쩍 밀어넣는 방식으로 고의 사고를 낸 뒤 보상금을 갈취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붙잡혔다.

30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30대 오토바이 운전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충북 청주시 사창동 일대 골목에서 47차례에 걸쳐 약 1500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좁은 골목에서 의도적으로 승용차에 가까이 붙어 발을 밟히는 등의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지난달 8일 피해자 차 블랙박스에 담긴 영상을 보면, A씨는 골목에서 승용차 운전자를 맞닥뜨린 뒤 먼저 지나가라는 취지로 손짓한다. 이에 운전자가 서행하며 지나가자 돌연 차가 뭔가를 밟은 듯 덜컹거린다. 이후 A씨는 오토바이 경적을 울리더니 절뚝거리며 운전자에게 다가간다.

지난달 24일 촬영된 CCTV 영상에도 비슷한 상황이 담겼다. 당시 A씨는 골목에서 마주 오던 흰색 차 앞바퀴를 향해 왼발을 뻗었다. 이 모든 행위는 A씨가 운전자로부터 보상금을 받아내려는 목적이었다.

지난해 2월부터 47차례에 걸쳐 15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가로챈 오토바이 운전자. 좁은 골목에서 차에 발을 슬쩍 밀어넣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청 유튜브

A씨의 범행은 비슷한 장소에서 유사한 방식의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사건 조사를 맡은 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표준범 순경은 “비슷한 장소에서 계속 사고가 나길래 이상해서 근무일지를 확인해 보니 여러 건이 특정됐다”며 “(A씨 이름, 오토바이 번호, 연락처 등에서) 공통점이 파악됐다”고 했다. 한달 사이에만 9건이 발견됐다고 한다. 표 순경은 “보험금을 노린 고의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A씨는 특히 큰 사고가 아니면 승용차 운전자가 당사자 간 합의금으로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점을 이용했다. 표 순경은 “(교통사고 중) 큰 사고가 아니면 현장에서 합의금으로 끝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노리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고 했다. 표 순경은 “현재 추가로 피해자를 취합하고 보험사를 통해 계속해서 (관련 사건) 접수를 받고 있다”며 “양심을 버리고 시민의 선량한 마음을 이용하는 것도 큰 범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