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알트만, AI 규제에 '광폭 행보'…EU 이어 내달 방한

오동현 기자 2023. 5. 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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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AI 위험' 규제안…알트만 "사업 철수 안해"
한국, 규제보단 산업 육성…알트만, 내달 방한
[레드몬드=AP/뉴시스]지난 2월7일(현지시간) 레드몬드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챗GPT 개발사인 미국의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AI가 강력한 AI 규제안을 마련 중인 유럽연합(EU)에서 사업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초 준수하기 어려운 수준의 AI 법안이 나올 경우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고 했던 오픈AI가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사업 철수를 AI 규제 완화의 협상 카드로 제시했던 오픈AI가 한 발 물러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유럽 순회를 마친 오픈AI는 내달 9일 한국을 방문해 AI 정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EU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 발전에 우호적인 AI 법안을 마련 중이다. 생성형 AI가 학습하는 개인 데이터 수집 등과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정책 입안자들과 대화로 실마리를 풀어보려는 광폭 행보로 풀이된다.

EU, 강력한 AI 규제 추진…'AI 위험' 네 가지로 분류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EU가 마련 중인 AI 법안 초안에서 AI를 위험 기반으로 분류하는 강력한 AI 규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알트만 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유럽 순회 일정 중 영국의 한 행사에서 "우리는 (EU 규정을) 준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EU가 준비 중인 AI 규제안을 준수하기 어려울 경우 유럽에서 사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AI 규제안 초안은 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것이지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알트만 CEO는 지난 26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한 주 동안 유럽에서 AI 규제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떠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1년 4월 AI 개발·이용 관련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AI 법안(AI Act)을 제출하고 현재 입법을 추진 중이다. EU 규제안에는 AI 위험을 ▲금지되는 인공지능 ▲고위험 인공지능 ▲제한된 위험 ▲최소 위험 등 네 가지로 구분한다. 이와 함께 생성형AI를 사용하는 회사들이 플랫폼 개발에 사용된 모든 저작권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무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AI 기술 환경 변화에 따라 초안 수정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U 이사회는 챗GPT 등장에 따라 신중환 고위험 AI 판단, 이해관계자 책임 분배 등 기업의 부담 완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EU 의회에서도 생성형 AI 모델 개념, 반영,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 생성형 AI 모델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추가 논의하고 있다.

한국, 규제보단 산업 육성…알트만, 내달 방한

[뉴욕=AP/뉴시스] 지난 1월 31일 미국 뉴욕에서 한 휴대전화 화면에서 챗GPT 개발기업 '오픈AI'의 로고가 표시돼 있다. 2023.02.20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AI기본법을 논의 중이다. 규제보다는 포지티브 관점에서 산업을 육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논의 중인 A기본법의 주요 내용은 ▲신뢰 가능한 AI, AI윤리 원칙 확산을 위한 추진체계 등 거버넌스 정립 ▲국민 생명·신체, 기본권 보호를 위한 고위험 영역 AI 규제 ▲고위험 영역 AI 고지 의무, 신뢰성 확보 조치 고시 및 준수 권고 ▲AI 기술 개발과 산업 진흥, AI 도입 촉진을 위한 자율규제 마련을 골자로 한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AI기본법은 한꺼번에 AI와 관련된 규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닌 정부나 기관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법적 근거를 만드는 추진책"이라며 "먼저 기본 골격을 만들고,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를 모니터링해서 바로 대응하며 순차적으로 풀어가는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황 원장은 "일각에선 AI기본법을 만드는데 처벌 규정이 없냐고 말한다"면서 "EU처럼 한번에 강하게 추진하는 나라가 있고, 일본이나 미국처럼 차근차근 문제가 생기는 대로 대응하는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 중간 정도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내거티브 관점에서 강하게 규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AI 기업들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과 협력하며 AI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알트만 CEO를 초청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협업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알트만 CEO는 내달 9일 한국을 방문해 이영 중기부 장관과 대담하고, 국내 스타트업과 간담회도 갖는다.

알트만 CEO는 지난달 트위터에 한국을 포함한 오픈AI 투어의 시작을 알리며 "정책 입안자들과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AI 기업들도 알트만 CEO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오픈AI의 투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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