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열풍 타고…차세대 D램 '진검승부'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5. 30.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나노급 5세대 D램 기술
D램 빅3기업 각축전 시작
하이닉스, 인텔과 기술검증
삼성전자는 이달 양산 선언
데이터센터 서버 교체 많아
반도체 겨울 종식 기대감 쑥

미국 시스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으로 촉발된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반도체 열풍이 메모리 시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차세대 D램 교체 수요가 입증되면서 최선단인 '10나노(㎚·1㎚는 10억분의 1m)급 5세대 DDR5'의 기술 선두 자리를 두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 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SK하이닉스는 10㎚급 5세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인텔의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전 세계 서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검증을 마치면 해당 D램은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플랫폼인 '제온 스케일러블'에 활용될 예정이다. 비중이 큰 서버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초대형 협력사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는 저전력, 고성능의 특징을 갖춘 D램 최신 규격이다. 그중 최신 제품군인 SK하이닉스의 10㎚급 5세대 DDR5 동작 속도는 6.4Gbps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 중 가장 빠르다. 이는 1초에 5GB의 풀HD 영화 10편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DDR5 초창기 시제품과 비교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33% 향상됐다.

또 이번 제품에는 유전율(K)이 높은 물질을 사용한 'HKMG(High-K Metal Gate)' 공정이 적용돼 직전 모델 대비 전력 소모가 20% 이상 줄었다. 막대한 전기료를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운영 등에 있어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이번 10㎚급 5세대 공정을 고대역 메모리(HBM)에도 적용해 내년 초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D램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중 공식적으로 10㎚급 5세대 DDR5의 문을 가장 먼저 연 것은 마이크론이다. 지난해 11월 양산을 선언했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을 13㎚급으로 추정하고 있다. 엄밀하게는 통상 10㎚급 5세대의 통용 기준인 12㎚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이달 10㎚급 5세대 제품 양산을 시작하며 대중화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18일 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된 12㎚급 공정 16Gb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와 손잡고 호환성 검증을 마친 상태다.

메모리 업계가 이렇게 차세대 DDR5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데이터 서버 수요가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올 1분기(2~4월) 매출은 71억9000만달러(약 9조5483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10%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엄청난 주문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올해 인텔 차세대 플랫폼 보급으로 서버 투자 확대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를 기점으로 DDR5가 DDR4 도입 비중을 상당수 따라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DDR5의 시장 점유율은 51%를 기록해 처음으로 DDR4(49%)를 추월할 전망이다.

[오찬종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