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9년차 인도 ‘파이어볼트’가 삼성 제치고 스마트워치 2위 된 비결은

안상희 기자 2023. 5. 30. 1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8살 창업주가 이끄는 인도 파이어볼트
파이어볼트 스마트워치 5초마다 1대씩 팔려
삼성 점유율 지난해 1분기 10%서 올 1분기 9%로
애플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6%… 전년比 6%P 줄어
파이어볼트가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 2위에 이름을 올렸다./파이어볼트

28살 창업주가 2015년에 창업한 인도 파이어볼트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워치 2위 자리에 올랐다. 파이어볼트의 스마트워치는 5초마다 1대씩 팔려나가는 등 거침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어볼트는 현재 59개의 스마트워치 모델을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판매하고 있다. 판매점 수만 2만 곳이 넘는다. 아마존, 플립카트, 민트라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절반 이상이 팔린다.

파이어볼트는 인도에 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브랜드다. 하지만 인도 최대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워치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전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그래픽 손민균

◇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역성장할 때 57% 급성장

30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파이어볼트는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에서 애플(26%)에 이어 2위(9%)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 역시 9%를 기록했지만, 파이어볼트가 미세하게 앞섰다”고 전했다. 파이어볼트의 올해 1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57%나 급증했다.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역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시장 선두인 애플은 올해 1분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1분기 32%에서 올 1분기 26%로 6%포인트(P)가 줄었다. 애플의 올 1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000만대를 밑돌았는데, 이는 3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줄었고, 전분기 대비로는 21%가 감소했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1분기 10%에서 올해 1분기 9%로 줄었다.

파이어볼트의 스마트워치./파이어볼트

◇ 중국 부속품·보급형 운영체제로 스마트워치 가격 확 낮춰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3강 구도였다. 파이어볼트가 급성장한 전략은 가성비다. 비용 효율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킨 것.

파이어볼트 창업주인 아나브 키쇼어는 2015년 여자 형제인 아유시 키쇼어와 함께 ‘파이어볼트’를 창업했다. 처음 선보인제품은 스마트밴드다. 창업 초기 어려움도 있었다. 당시 인도는 스마트폰 혁명이 일어나고 있던 상황이라 웨어러블 기기가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키쇼어 창업주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해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 가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파이어볼트는 2020년 10월 스마트워치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제품 가격은 2999루피(약 4만8000원)부터 시작했다. 파이어볼트는 2021년 1699루피(약2만7000원)로 시작하는 닌자시리즈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면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당시 키쇼어 창업주는 스마트워치에 블루투스 통화, 심박수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다.

파이어볼트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배터리, 디스플레이,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등 제품 부속품의 50%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파이어볼트는 제품도 중국에서 주로 배송하고 있다. 인도에서 일부 배송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2월부터다.

운영체제가 애플워치, 갤럭시워치와 다른 것도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유다.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는 고급 운영시스템인 ‘HLOS(High-Level Operating System)’이 장착된 스마트워치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스마트워치는 시계 운영체제(OS)를 활용해 타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있다. 고사양인 만큼 가격도 비싸다. 전 세계 HLOS 스마트워치 제품군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60%에서 올해 1분기 53%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타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없지만, 비교적 저렴한 보급형(베이직) 스마트워치 점유율은 23%에서 34%로 점유율이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급형 스마트워치가 기존 스마트밴드 시장을 흡수하거나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파이어볼트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군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 수요에 맞춰 제품군을 조정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도 내 스마트워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파이어볼트에는 호재다. 올 1분기 인도 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도는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의 26%를 차지하며 북미(26%)를 제치고 지역별 스마트워치 판매에서 1위를 기록했다.

파이어볼트가 중국 부속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약점이다. SP제인 경영연구소의 아시타 아그가왈 마케팅 교수는 “중국에서 수입해와서 인도에서 판매하는 모델은 지속가능한 브랜딩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