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회원 돈 ‘수백억’ 채간 운영자, 질문 받자 손 뿌리치며 돌진

문지연 기자 2023. 5. 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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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회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맘카페 운영자가 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백화점 상품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말로 회원들을 속여 수백억 원을 가로챈 맘카페 운영자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A씨는 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출석했다. 흰색 원피스에 회색 카디건을 건친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대기 중인 기자들을 발견하자 법정 안으로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10여 분간 밖에서 머물렀다.

이어 ‘사기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명품 살 돈은 있고, 갚을 돈은 없었냐’ 등의 질문을 받고는 입을 열지 않았다. 또 취재진 마이크를 손으로 뿌리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A씨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법정으로 향했고, 영장실질심사는 다소 지연돼 시작됐다.

백화점 상품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회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맘카페 운영자가 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인터넷 맘카페를 운영하며 회원 61명으로부터 142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해당 맘카페는 육아용품 등을 공동구매 하는 방식으로 싼값에 판매하면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때 회원 수는 1만6000여 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폐쇄된 상태다.

A씨는 이곳 회원들에게 백화점 상품권에 투자하면 30% 수익을 얹어 원금을 돌려준다는 이른바 ‘상테크’를 제안했다. 초기에는 실제로 수익을 나눠주며 신뢰를 쌓았고 이후 계속해 재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에게 당한 회원이 282명에 이르며 피해 액수만 460억 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고소장을 접수한 61명 외 나머지가 진술을 꺼려한 탓에 구속영장에는 142억 원만 사기 혐의 액수로 포함됐다. 대신 A씨가 상품권을 미끼로 자금을 불법 획득한 유사수신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460억 원 전액을 유사수신규제법 위반 혐의 액수로 적용했다.

경찰은 A씨 외 공범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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