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에 먹물 계란 투척…시민단체 "어떻게 일본을 앞장서 옹호하나"

김지영 2023. 5. 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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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에 입항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어 "국방부는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모양이 다르고 국제적 관례인 만큼 어쩔 수 없었고 말했다"며 "식민 지배 피해자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우리나라 정부가 앞장서서 일본을 옹호할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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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화에 ‘자위함기’ 해상사열 취소
6.15남측위부산본부 회원들이 3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일본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의 부산 해군작전기지 입항을 규탄하며 욱일기가 그려진 현수막에 계란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에 입항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오늘(30일) 6·15선언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등 지역 시민단체는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동에 나섰습니다.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범죄에 대해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감히 우리 바다에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게양하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당장 우리 바다에서 떠나라”라고 외쳤습니다.

이어 “국방부는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모양이 다르고 국제적 관례인 만큼 어쩔 수 없었고 말했다”며 “식민 지배 피해자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우리나라 정부가 앞장서서 일본을 옹호할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6.15남측위부산본부 회원들이 3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일본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의 부산 해군작전기지 입항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그려진 욱일기 배경의 풍자 현수막에 먹물이 든 계란을 던지며 항의했습니다. 현수막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쏟아지고 ‘욱일기 게양은 통상적 관례’라고 언급한 정부 관계자 발언이 적혀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욱일기는 썩 꺼져라”라고 외치며 달걀을 던졌고, 현수막은 순식간에 검게 물들었습니다.

‘욱일기’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기입니다.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비교해 원의 위치만 다를 뿐 사실상 비슷합니다.

국제법상 자위함기 게양을 막을 근거는 따로 없지만, 한일 관계 역사와 결부된 만큼 자위함기를 건 일본 함정의 입항 여부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우리 해군이 주최한 관함식에서 정부가 자위함기 게양 자제를 요청하자 일본이 이에 반발해 불참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우리 해군이 자위함기가 달린 일본 함정을 향해 경례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다만 국방부는 “통상적 국제관례”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데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욱일기와 비슷한 자위함기를 야당이 공격 소재로 삼자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도 국내 입항한 바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대중(DJ) 정부 시절과 노무현 정부 시절은 물론 2017년 문재인 정권 시절에도 자위대함은 자위함기를 단 채 국내에 입항했던 사실이 기록으로도 버젓이 남아 있다”며 “그때는 욱일기가 아니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돌연 욱일기가 돼 버린 건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인공기하고는 화해하면서 욱일기는 끝까지 못 걸게 하고 못 들어오게 한다는 건 좀 지나치다”며 “욱일기하고도 화해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오는 31일 예정된 다국적 해상훈련 ‘이스턴 앤데버23’이 기상 악화로 축소됩니다. 이에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하마기리함이 우리 해군 마라도함에 승선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경례하는 장면이 연출되지 않게 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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