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낙동강 전투서 전사한 19세 美 상병 ‘73년 만의 귀향’
유해 일부 뒤늦게 확인돼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로
“루터 삼촌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챙겨준 한국에 감사합니다.”
6·25 때 전사한 후 73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루터 스토리(1931~1950) 미 육군 상병의 조카 주디 웨이드씨는 29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서 열린 유해 안장식에서 “삼촌이 이제라도 집으로 돌아오셔서 다행”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단에서 “만약 삼촌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참전 당시)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부상을 입었다. 홀로 끝까지 전방에 남아 철수하는 부대원들을 엄호하다가 전사했다. 19세였다. 이듬해 미 최고 등급인 명예훈장이 수여됐지만, 경남 창녕 격전지에서 수습된 유해 일부는 오랜 기간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초 한미 양국이 스토리 상병 유족과의 DNA 일치를 확인, 비로소 고향에 묻히게 됐다. 이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워싱턴 DC에서 만나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 확인에 관한 한미 대통령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유해 확인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6·25 참전 용사 7500여 명의 행방이 미확인 상태로, 이 중 5000여 명은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안장식에 참석한 펀 윈부시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수석부국장은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의 훌륭한 협력 관계가 한국전쟁 참전 용사 유해 수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장식에는 지역 주민과 예비역 등 500여 명이 모였다. 조지아주 방위군의 토머스 카르딘 소장은 추도사에서 “오늘 이 자리는 미국이 영웅을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현동 주미 대사는 이창규 해군무관을 통해 전달한 서한에서 “한국민들은 당신처럼 젊은 남녀들이 흘린 피 덕분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음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미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중부 캔자스주에서는 ‘6·25전쟁의 예수’로 불리며 전쟁터에서 많은 생명을 구했던 군종 신부 에밀 카폰(1916~1951) 대위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그의 고향인 캔자스주는 이날 헤링턴시 우체국 건물 이름을 ‘에밀 J. 카폰 대위 우체국’으로 명명했다. 그는 1950년 11월 평북 운산 전투에서 부상한 병사를 돌보기 위해 퇴각하지 않고 중공군 포로로 잡혔다. 포로수용소에서 학대받으면서도 동료들을 돌보다 35세로 선종했고, 70년 만인 2021년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다. 사후에 최고 훈장인 한국 태극무공훈장과 미 명예훈장을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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