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상' 수상 개러스 에반스 "美 정부에 책임 요구해야"

오현지 기자 2023. 5. 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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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개러스 에반스(Gareth Evans·78)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이 30일 "4·3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해 세계에 알리고, 미국 정부에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에반스 전 장관의 노력이 제주4·3이 추구해온 가치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 한편 4·3평화상 수상이 미얀마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가 폭력이 만연한 현재 세계를 향해 매우 의미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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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상 수상자 기자회견…특별상 강요배 화백 수상
제5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개러스 에반스(Gareth Evans·78)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후 제주시 메종글래드제주에서 열린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3.5.3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5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개러스 에반스(Gareth Evans·78)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이 30일 “4·3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해 세계에 알리고, 미국 정부에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반스 교수는 이날 메종글래드제주에서 열린 제5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4·3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그는 “4·3 정신을 전세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더욱 알리고, 그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70여 년 전 4·3 학살이야말로 참극이었다. 미국정부의 책임을 어떻게 스토리텔링해 전달할 지 4·3에 대한 철저한 교육에 바탕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에반스 교수는 ”국제적 파워 시프트(힘의 변동) 속에서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4·3에 대해 똑같은 책임을 나누자고 말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도 ”진정한 화해라는 것은 미국 정부도 한국이 갖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자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한국이 미국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4·3 정신 계승과 승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져야 하는 건 어떻게 밀고 나갈 건지 생각하는 긍정적 사고방식”이라며 “국제무대 정책 입안자들이 긍정적 관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제주4·3평화재단에서 하는 활동과 연구 등이 향후 (4·3 정신 계승을 위한) 전략을 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러스 에반스 전 장관은 변호사, 정치가, 외교관, 국제 활동가로서 호주 정치활동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 국제 비정부기구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캄보디아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캄보디아 유엔 평화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캄보디아의 평화를 정착시킨 파리 평화조약 체결에 기여했다.

현재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여러 대학에서 강연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위원회는 에반스 전 장관의 노력이 제주4·3이 추구해온 가치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 한편 4·3평화상 수상이 미얀마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가 폭력이 만연한 현재 세계를 향해 매우 의미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제5회 제주4·3평화상 특별상을 수상한 강요배 화백이 30일 오후 제주시 메종글래드제주에서 열린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3.5.3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특별상은 1994년 제1회 4·3미술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4·3의 역사를 작품으로 다루며 4·3미술을 이끈 선구자이자, 거장이라는 평을 받는 강요배 화백이 수상한다.

강 화백은 동백꽃을 4·3의 상징으로 각인시키는 한편 제주도민의 저항과 비극을 작품에 드러내며 4·3특별법 제정 운동의 전국적인 동력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강 화백은 이날 "30여 년간 4·3 관련 작품을 해오며 자신의 공부이기도 했지만, 사회적으로 당면한 주제기 때문에 4·3 규명에 보탬이 됐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4·3 주제만을 다루진 않지만, 다른 작품을 하면서도 기본적인 밑바탕과 동력은 4·3에 있다"고 말했다.

제주4·3평화상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처참한 제노사이드인 제주4·3사건을 화해와 상생의 신념으로 해결한 제주민의 평화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제주4·3평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수상 대상자는 제주4·3사건의 해결에 기여했거나 인류 평화, 인권 신장, 민주 발전, 사회 통합에 공헌한 국제적인 인사로 선정된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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