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70대 부친 살해 후 물탱크에 유기한 30대 남성 구속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모(30)씨가 30일 오전 서울 북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부모와 함께 사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 5층 집에서 부친(70)을 흉기로 살해하고 아파트 지하 저수조에 시신을 은닉한 혐의(존속살해·사체은닉)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70대 부친을 살해한 후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30일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존속살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김모씨(30)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거주지에서 부친 A씨(70)를 흉기로 살해하고 아파트 지하 집수정(물 탱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전날 오전 0시48분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혈흔이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기계실 저수조 안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지하 2층 저수조부터 이 아파트 5층에 있는 김씨 집까지 혈흔이 연결된 점, 김씨가 A씨의 시신을 끌고 이동하는 모습이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된 점 등을 토대로 전날 오전 2시24분쯤 집에 있던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의 방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함께 사는 모친은 여행으로 집을 비운 상태였다.

김씨는 아파트 1층과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렌즈에 청테이프를 붙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날 오후 조사에서 “평상시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증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지’ ‘아버지를 왜 살해했는지’ ‘시신을 왜 유기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