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작품? 와인?”…美럭셔리와인에 10센트 동전이 박힌 이유 [푸드360]

2023. 5. 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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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5년간 연평균 64.2%↑ 성장… 美와인 ‘오린스위프트’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와인 ‘오린 스위프트’ 기자간담회에 전시돼 있는 와인 레이블의 모습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와인에 이야기를 더하지 않아요. 이야기에 걸맞는 와인을 창조합니다.”

눈으로 먼저 마신다. 그리고 당신의 입에 닿는다. 투명하거나 붉었던 색감이 아닌 이야기로 당신을 유혹하는 와인, 전 세계 400여 명뿐인 와인 전문가인 마스터오브와인(MW) 중 한 명인 에두와 비쥬 E&J 갤로 인터내셔널 럭셔리 디렉터는 미국 럭셔리 와인 ‘오린 스위프트(Orin Swift)’를 이렇게 소개했다. 소량 생산되는 고품질 제품인 미국 컬트 와인인 오린 스위프트는 병에 붙여진 레이블(Label)이 독특한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이다.

‘독특한 레이블’이 매력, 美와인 ‘오린 스위프트’…“‘영앤리치’ 겨냥”
28일 진행된 오린스위프트 레이블 설명회에서 에두와 비쥬 E&J 갤로 인터내셔널 럭셔리 디렉터가 설명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제공]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비쥬 디렉터는 “부유한 ‘영앤리치’의 경우 부모 세대와는 다른 걸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독특한 디자인과 스토리를 가진 럭셔리 와인은 스위스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2018년부터 본격 수입한 오린 스린스위프트는 지난해 말까지 연평균 64.2% 성장하며 프리미엄 와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 일본·홍콩·중국 등 오린 스위프트의 아시아 수출 국가 중 가장 판매량이 많았는데 전체 수출량 중 한국 비중은 15.7%에 달한다.

실제 오린 스위프트의 레이블은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병의 패키지는 오린 스위프트가 가진 정체성을 극대화하는, 차별화된 느낌을 줬다. 95% 이상의 샤도네이에 매년 인기 있는 품종을 추가하는 화이트 와인 ‘마네킹(Mannequin)’의 레이블은 여러 마네킹의 상반신을 모아놓은 사진이었다. 3년 전 생산된 마네킹의 2020년 빈티지는 97%의 샤도네이에 산도가 높고 신선함이 특징인 소비뇽 블랑이 함께 블렌딩돼 있었다.

‘오린 스위프트’의 레드 와인 ‘머큐리 헤드’ [E&J 갤로 제공]

한국에 유통되는 오린 스위프트 와인 중 최고가(45만원)인 ‘머큐리 헤드(Mercury Head)’의 경우 10센트 동전이 병에 박혀 있다. 리버트 다임(liberty dime)이라고 불리는 이 10센트 동전의 별명이 머큐리 헤드다. 동전 수집이 취미인 와인 메이커의 취향이 반영된 와인으로, 1945년 단종된 10센트 동전을 직접 구해 만든다고 한다.

“과실의 맛에 쥬이시한 특징 지녀…블렌딩으로 다양성까지 더해”

오린 스위프트는 이탈리아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와인 메이커인 데이브 피니가 만든 브랜드다. 변호사를 꿈꿨던 그는 청년 시절 우연히 여행을 떠난 이탈리아에서 와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의 야간 교대 근무자로 일하며 1998년 독특한 스토리와 레이블을 특징으로 하는 오린 스위프트를 만들었다. 오린 스위프트는 2016년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회사인 E&J 갤로에 합병됐다. 130여 개의 와인 브랜드를 가진 E&J 갤로가 공급하는 오린 스위프트는 현재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한국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와인 ‘오린 스위프트’ 기자간담회에서 와인 전문가인 에두와 비쥬 E&J 갤로 인터내셔널 럭셔리 디렉터가 오린 스위프트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400여 명 뿐인 마스터오브와인(MW) 중 한 명이다. 김희량 기자

오린 스위프트 와인의 특징은 캘리포니아의 여러 포도원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블렌딩해 느낄 수 있는 맛의 다양성이다. 비쥬 디렉터는 “과실의 맛이 강하고 쥬이시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와인을 숙성하면서 나오는 오크향을 블렌딩을 통해 줄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비쥬 디렉터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미국 럭셔리 와인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해외에서 한국은 스위스·영국과 함께 매력적인 판매처이기 때문이다. 한국 주류시장 통계포털에 따르면 와인 수입액은 2013년 1억1652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6554만달러로 10년간 4.85배로 늘었다.

29일 진행된 와인 마스터 클래스 강의에서 에두와 비쥬 E&J 갤로 인터내셔널 럭셔리 디렉터가 설명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더욱이 한국도 코로나19로 집안에서 술을 즐기게 되면서 와인 문화 자체가 여러 계층과 세대로 퍼졌다. 업계에서는 2020년 8000억원대 규모였던 국내 와인시장 규모가 2년 만인 지난해 2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다 와인을 구할 수 있는 경로도 늘었다. 과거 와인 전문숍에 한정됐던 구입 경로가 와인앤모어·와인ON 같은 주류 프랜차이즈숍, 편의점, 마트 등으로 확대된 것이다. 1세대 와인수입사들을 따라 후발주자로 신세계그룹(신세계L&B·2008년), 현대백화점그룹(비노에이치·2022년)이 뛰어들었고 롯데그룹(롯데칠성음료)은 수입·판매를 넘어 아예 해외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위스키랑 다른 고급 와인의 매력은?…“파인 다이닝 등 미식에 어울려”
[롯데칠성음료 제공]

다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위스키·하이볼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와인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2021년의 경우 전년 대비 69.6% 늘었던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에는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신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약 52%나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와인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와인시장이 대중화를 넘어 고급화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판단 하에 업계는 럭셔리 와인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파인 다이닝 등 고급 미식을 찾는 이들에게 소구력을 가진다고 판단에서다. 오린 스위프트를 내세운 롯데칠성음료도 이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이에 대해 비쥬 디렉터는 “럭셔리 와인의 주소비자는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섬세하고 깊은 맛의 와인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스키는 식사용으로 언급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개념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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