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하루 보유시 수익 3%'…4300억 다단계 일당 기소

가상의류 아이템 거래 사이트 운영
"갖고만 있어도 수익…4393억 편취"
檢 "다단계 범행 규명"

스마트이미지 제공

고수익을 미끼로 자신들이 만든 가상의 의류 아이템에 투자하도록 해 43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사이트 운영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5부(장윤영 부장검사)는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사이트 대표 B(30대)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B씨 등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가상의 의류 아이템을 거래하는 A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회원 435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는 등 4393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사이트는 한복이나 치파오 등 가상의 의류 아이템을 다른 이용자들과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온라인 거래(P2P) 사이트다. 아이템당 거래 금액은 적게는 10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 선까지 거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등은 회원들에게 구매한 의류 아이템을 갖고만 있어도 수익이 난다고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령 A사이트에서 판매되는 가상의 의류 '한복'은 1일 보유 시 수익 3%, '치파오'는 3일 보유 시 11%, '기모노'(4일 보유 시 13%), '드레스'(5일 보유 시 16%) 등 순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들은 가장 하위단계부터 차례대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치파오'를 구입해야 다음 단계인 '기모노'를, 기모노를 구입해야 '드레스'를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 가장 높은 등급까지 오르면 이후에는 여러 개의 치파오가 생성되고, 신규 이용자들이 이 치파오들을 사들이면 그 수익이 기존 이용자들에게 돌아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이트 운영 초기에는 회원들에게 실제로 수익이 배당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등은 사이트 자체적으로 가상화폐도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국내외 소형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신들이 발행한 가상화폐를 상장한 뒤, 69만회에 달하는 자동거래를 통해 시세를 유지·조작하고, 코인의 가치가 점차 오를 것이라고 회원들에게 홍보했다.

B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정당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이 보증보험 가입을 홍보하거나, 자동매칭·강제양도 시스템 등 원금 보장을 약속한 사실 등을 토대로 명확한 다단계 조직이라고 결론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신규 회원 가입 시 기존 회원의 추천이 필수인 점과, 8단계로 회원이 관리된 점 등을 확인해 다단계 범행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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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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