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화오션 출범, 저가수주 끊는 계기 되길

권오은 기자 2023. 5. 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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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하자, 업계에서는 저가·적자 수주 관행이 바뀔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체제로 있었던 지난 20여년 동안 저가 수주로 시장 질서를 흐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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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하자, 업계에서는 저가·적자 수주 관행이 바뀔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체제로 있었던 지난 20여년 동안 저가 수주로 시장 질서를 흐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2~4년마다 바뀌는 채권단 수장에 따라 회사가 출렁이다 보니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단기 실적에 매몰될 수밖에 없었다. 공격적인 수주는 저가·적자 수주로 전락했고, 2015년에 5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사건까지 터지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경영난을 겪으면서 연구·개발(R&D)에도 인색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연구·개발비 규모는 2013년 1045억원을 정점으로 뒷걸음질 쳤다. 2021년부터 매출액의 1% 이상으로 연구·개발비를 늘렸으나 여전히 연간 700억원대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마지막 사장이었던 박두선 전 사장은 퇴임사에서 “20여년 채권단 관리 체제로 머물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나 성장동력 확보가 안 돼 탈탄소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졌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조선업계는 한화오션은 다를 것으로 본다. 명확한 주인이 생긴 만큼 긴 호흡으로 경영할 수 있고,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방위산업과 에너지를 두 축으로 해 세계 1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가 확보한 일감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에 편중돼 있다. 해운업황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수주 절벽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조선사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 중국에 탱커선(유조선)과 벌크선(건화물선) 시장을 내준 바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지금은 생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도 과제다. 장기간 채권단 체제로 있었고 구조조정까지 여러 차례 진행한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한화오션 직원들은 당장 동종업계인 HD현대중공업과 임금 수준을 맞춰달라고 요구한다. 영광의 순간보다 실패의 시절이 길었던 탓에 장기 근속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회사 내 세대 갈등도 심하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를 맡은 권혁웅 부회장은 구체적이고 선명한 한화오션의 비전을 100일 안에 공유하겠다고 했다. 기업 경쟁력 회복 방안과 조직의 지향점이 두루 담길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비전이 조선업계가 바라는 기술 경쟁 시대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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