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소 부당” vs “시세조종 없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시작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일당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 변호인들이 주요 쟁점을 놓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오늘(30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습니다.

권 전 회장 측은 시세조종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권 전 회장 변호인은 “(재판부는) 신규사업 진출과 자금 조달을 인위적 주가조작의 동기로 봤지만, 이는 사실과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면서 “재판부는 ‘실패한 주가조작’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시세조종 행위로 본 여러 곳에서 사실을 오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심 재판부가 시세조종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 이 모 씨 변호인은 “이 씨는 시세조종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도이치모터스에서 시세조종이 이뤄진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주가조작 선수’ 김 모 씨 변호인도 시세조종 가담했다는 혐의에 대해 부인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주가조작은) 권오수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구조라는 점을 1심 재판부가 오해했다”면서 “범행 특성상 포괄일죄(하나의 범죄)를 적용해야 하는데 일부 면소 판결은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회장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또 ‘주가조작 선수’ 김 모 씨는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 벌금 2억 원을 선고했고, 시세조종 컨트럴타워 역할을 한 이 모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별도 혐의에 대해 징역 2년과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주가조작이 이뤄진 2009년 12월에서 2012년 12월 사이 기간을 2010년 10월 20일을 기준으로 1차 시기와 2차 시기로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2010년 10월 20일 이전인 1차 시기 범행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며 면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1심 재판부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직적으로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시세차익 면에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실패한 시세조종’으로 평가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7월에 열리는 2차 공판에서 권 전 회장 등 피고인들의 변론을 듣고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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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