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송영길 지지율 역전 위험'에 돈봉투 살포" 영장청구서 기재

류인선 기자 2023. 5. 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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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만, 친전에 구속영장 첨부해 공개
검찰 "宋 지지율 역전 위험성 가시화"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머리를 넘기고 있다. 2023.05.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검찰이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청구서에서 현역의원에게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이유로 '지지율 역전 위험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망신을 주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반발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며 검찰의 구속영장청구서를 첨부했다.

검찰은 영장에서 "(송 전 대표의 지지율이) 2021년 1월29일 51.8%로 조사된 이래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점차 경쟁후보들과의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2021년 4월말께 서울·경기·대구·전북의 경우에는 지지율이 1위에서 2위로 밀려나기까지 해 투표기간 동안 전국 대의원 지지율이 역전될 위험성이 가시화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투표기간은 2021년 4월28일~5월2일이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집계한 지지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이정근 녹취록'을 바탕으로 지지율 하락이 금품 살포의 이유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직본부 요청사항이라는 제목 아래 '직접 전국대의원들에게 연락해 송영길을 지지하도록 요청하는 소위 '오더'를 내리도록 하고, 광역의원·기초의원들로 하여금 해당 지역 권리당원에게 송영길을 지지하도록 연락하게 하고, 지역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 및 핵심 권리당원들에게 송영길을 지지하도록 연락해달라'는 내용의 문건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윤관석 무소속 의원 지시에 따라 조직본부 요청사항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지침 메시지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서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경쟁후보 캠프에서 같은 당 국회의원 후보들을 상대로 금품을 제공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등에게 자금 마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대의원 및 권리당원 투표가 개시되는 첫날인 2021년 4월2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모임에서 이 의원 등에게 지역구 소속 대의원 및 권리당원 등 유권자를 상대로 송 전 대표에게 투표해달라는 방침을 적극 전파해달라는 취지로 300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돈 봉투 1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외교통일위원장은 송 전 대표였다. 검찰은 회의 참석자 특정을 위해 국회사무처에 당일 출입기록 등 동선과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그 다음 날 의원회관에서 돈 봉투 10개를 추가로 살포한 혐의도 받는데, 검찰은 돈 봉투 총 20개가 의원들에게 살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법무부 관계자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윤관석(왼쪽사진),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26. photo@newsis.com

검찰은 지역본부장 및 지역상황실장에게도 총 3400만원이 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강 전 감사와 이 전 부총장 요청에 따라 지역본부장에게 제공하기 위한 명목으로 1000만원을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이 전국 본부장관 집중회의(2021년 3월30일) 당일 송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이 전 부총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불구속 수사 시 다수의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해 수사 및 재판에 대비해 말을 허위로 맞추고 기타 관련자들의 진술을 회유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언론의 취재 요청·압수수색 등 주요 국면마다 본건 핵심 관계인인 송 전 대표, 강 전 감사 등과 긴밀하게 접촉하는 등 핵심 증거를 은닉하고 인멸할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다수의 사건관계인이 연결된 사안의 특성상 진술 회유 염려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표행위의 대가로 3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수수해 대의제 및 정당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허물어뜨려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은 정해진 수순처럼 막무가내식 인신구속으로 사태를 몰아가고 있다.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음에도 정치적 의도 아래 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식으로 사법권을 남용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애초에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 사실 자체가 과연 인신을 구속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 묻고 싶다. 나아가 검찰이 요구하는 대로 진술하면 구속하지 않고, 제기된 혐의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하면 구속해야 하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오는 6월12일 표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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