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외국인 투자비율 어긴 영리병원 허가취소는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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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건물과 부지를 전부 매각해 외국인 투자 비율 조건을 어긴 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 제주도가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른 외국인 투자 비율 조건을 어겼다는 점을 들어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면서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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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도가 건물과 부지를 전부 매각해 외국인 투자 비율 조건을 어긴 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주지법 행정1부(김정숙 수석부장판사)는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가 제주도를 상대로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을 무효화해 달라"며 낸 소송을 30일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 제주도가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른 외국인 투자 비율 조건을 어겼다는 점을 들어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면서 촉발했다.
녹지제주 측은 같은 해 9월 도를 상대로 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영리병원을 개원하려면 외국인 투자 비율이 100분의 50 이상이어야 하지만, 녹지제주는 지난해 녹지병원 건물과 토지를 국내 법인에 매각했다.
녹지제주 측은 재판과정에서 "제주도가 2018년 '내국인 진료 금지'라는 조건을 붙여 개설 허가를 내주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해 불가피하게 건물과 토지 매각이 이뤄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지제주 측은 현재 대법원 판단만 남은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 위법성 여부에 따라 녹지병원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내국인 진료까지 포함한 허가를 내준다면 영리병원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제주도 측은 "녹지병원은 '내국인 진료 금지'란 조건을 붙이고 운영하면서 소송할 수 있었음에도 지난해 1월 건물과 토지소유권을 모두 매각했다"며 "당시 승소했을 경우를 대비한 조건부 매매 조항도 포함하지 않아 원고 측 주장대로 병원 재추진도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제주도 측 손을 들어줬다.
앞서 제주도는 녹지제주가 의료법상 개원 시한(허가 후 90일 이내)을 어겼다는 이유로 2019년 4월에도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이때도 녹지제주는 도를 상대로 병원 개설 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냈다.
당시 소송은 지난해 1월 대법원이 "허가 조건 변경 등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며 녹지제주 측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이와 별개로 2018년 12월 5일 제주도가 녹지병원 개설 허가 당시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자 녹지제주 측은 병원 개설 허가조건이 부당하다며 2019년 2월 제주도를 상대로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제주도가 녹지병원에 내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도록 조건부 허가를 내준 것은 법령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제주도는 즉시 항소했고, 지난 2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 허용 여부는 국민의 보건의료라는 중요한 공익과 관련된 문제로, 이 사건 허가조건은 그 행정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제주특별법상 외국인 전용 외국의료기관의 개설 허가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이 소송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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