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우울 시달리는 청소년들, 마음 속엔 ‘평등’ 꿈꾼다
한국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2주 이상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했다. 그러면서도 대다수는 사회·정치문제에 관심을 두고, 성별·가정형편·국적으로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원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청소년 통계’를 30일 발표했다. 각종 국가승인통계에서 청소년 관련 내용을 재분류·가공했다.
올해 청소년(9~24세)인구는 전체 인구의 15.3%인 791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15.8%인 814만7000명이었다. 다문화 학생은 16만8654명으로 전년 대비 5.4%(8587명) 늘었다.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은 위태로웠다. 지난해 중·고등학생 41.3%가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년보다 2.5%포인트 올랐다. 여자(47.0%)가 남자(36.0%)보다, 고등학생(43.0%)이 중학생(39.8%)보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겪었다.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도 28.7%에 달했다. 여자(33.5%)가 남자(24.2%)보다, 고등학생(29.3%)이 중학생(28.2%)보다 높았다.
청소년 사망자는 2021년 기준 전년 대비 1.3%(24명) 증가한 193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원인 1위는 ‘극단적 선택(고의적 자해)’으로 11.7%를 차지했다. ‘안전사고’가 3.7%, ‘암’이 2.7%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40.4%는 정규 수업시간 외에도 3시간 이상 공부를 했다. 초등학생은 36.4%, 중학생은 41.8%, 고등학생은 43.0%로 나타났다. 78.3%가 사교육에 참여했고, 주 평균 사교육 시간은 전년보다 0.5시간 증가한 7.2시간이었다. 중·고등학생은 주된 학습 동기로 ‘미래의 나를 위해서’(79.7%,복수응답)를 꼽았지만 ‘못하면 부끄러워서’(32.5%), ‘하지 않으면 혼나거나 벌을 받아서’(14.4%)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생이 국내·외 상급학교(대학교 등)에 진학한 비율은 73.3%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청소년 88.5%가 원격수업을 경험했는데 이 중 59.1%는 ‘원격수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농어촌 거주 청소년(61.2%)이 도시 거주 청소년(58.7%)보다 원격수업에 부정적이었다. 원격수업이 유지될지 묻는 말에 53.5%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청소년(13~24세)들은 주된 사회 불안 요인으로 ‘범죄발생’(19.6%) ‘신종질병’(13.8%) ‘국가안보’(13.8%) ‘경제적 위협’(11.6%) 등을 꼽았다. 남자는 ‘신종질병’(20.2%)을, 여자는 ‘범죄발생’(29.0%)을 가장 주된 불안 요인으로 인식했다.
초·중·고등학생 85.7%는 청소년도 사회·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69.5%는 ‘청소년은 결정 능력이 부족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생각에 따라야 한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96.3%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언제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96.4%는 ‘남자와 여자가 모든 면에서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년 대비 0.4%포인트 줄었지만 6년 연속 9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97.3%는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94.5%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도 동일한 교육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 더 알아보려면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청소년을 노리는 위협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종 위협이 ‘사이버 도박’입니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 대상 사이버 도박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결과가 꽤 심각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5291442001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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