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이게 하고 머리 뒤 총격…'서산 부역 혐의' 유해 60여구 발굴

유민주 기자 2023. 5. 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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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 충남 서산의 집단학살 정황을 보여주는 유해 60여구와 유품을 발견했다.

진화위는 서산시 가산동 봉화산 교통호 인근 현장에서 10일부터 20여일간 발굴 작업에 나서 유해와 유품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1기 진화위는 이번 유해 발굴 관련 사건인 '서산·태안 부역 혐의 희생사건'을 2007년 1월부터 조사해 2008년 12월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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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부역 혐의 이유로 국군이 집단학살
척추뼈·갈비뼈까지 온전…확인된 희생자만 977명
교통호 유해발굴 3구역. 이곳에서만 최소 17구의 유해가 나왔다. 진화위 제공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 충남 서산의 집단학살 정황을 보여주는 유해 60여구와 유품을 발견했다.

진화위는 서산시 가산동 봉화산 교통호 인근 현장에서 10일부터 20여일간 발굴 작업에 나서 유해와 유품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교통호는 1950년 인민군 점령기에 인민군이 전투에 대비, 사격과 연락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든 장소다. 국군은 교통호를 되찾은 후 인민군을 도왔다는 혐의로 서산 주민들을 이곳에서 집단 학살했다.

진화위는 서산경찰서의 신원기록심사보고를 토대로 당시 총살 목격자 및 시신 수습자 등과 함께 현장을 조사하던 중 해당 장소를 발견했다.

유해 발굴은 길이 약 60m 구간을 3개 구역으로 나눠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해는 60~68구로 굵은 다리뼈뿐 아니라 척추뼈와 갈비뼈까지 완전하게 남아 있는 상태다.

진화위는 유해의 형태를 볼 때 당시 희생자들에게 고객을 숙이게 한 뒤 머리 뒤를 총으로 쏘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1기 진화위는 이번 유해 발굴 관련 사건인 '서산·태안 부역 혐의 희생사건'을 2007년 1월부터 조사해 2008년 12월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조사에 따르면 1950년 10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서산경찰서와 태안경찰서 소속 경찰과 해군이 최소 30여곳에서 적법 절차 없이 민간인을 집단 학살했다.

확인된 희생자만 977명이며 희생 추정자는 888명에 이른다. 1기 진화위는 민간인 최소 1865명이 희생됐다고 봤다.

2기 진화위는 지난해 7월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고 전국 6개 지역 7개소를 선정해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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