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1000억원대 중도금 반환에 ‘속앓이’… 부지 재매각 검토

건설사 취소로 2500억원대 매각 ‘물거품’
기존 부지 재매각 검토… 조정 수용할 듯
소송·중도금 반환·재매각 ‘삼중고’… 추경 요청

청사 이전에 들어간 경기도교육청이 예상치 못한 계약파기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존 청사 부지를 2557억원에 매각하고, 이를 세입 처리했지만 계약 당사자인 건설사가 아파트단지 조성이 어렵게 되자 계약을 철회하면서 소송과 반환금 마련, 부지 활용을 놓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도교육청은 부지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도의회에 반환금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요청한 상태다.

경기도교육청 수원시 조원동 청사. 경기도교육청 제공

3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반도건설과 맺은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기존 청사 부지 매매 계약의 취소 수순을 밟고 있다. 해당 건설사는 올해 초 계약 취소 의사를 밝혔고, 3월 중도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관할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강제조정을 결정, 도교육청과 반도건설에 이날까지 조정 기간을 부여했다. 강제조정은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판결하지 않고 양측의 화해 조건을 정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이다.

법원은 도교육청이 반도건설로부터 받은 중도금을 반환하고 계약을 취소하는 안을 제안했다. 도교육청은 255억원의 계약금(매각 대금의 10%)을 받고 중도금 1022억원을 반환하는 절차를 내부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중재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조정 기간 안에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강제조정 내용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얻는다.

앞서 반도건설은 2021년 2월 조원동 496 일대 도교육청 남부청사의 건물 11개 동과 부지 3만3620㎡를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을 통해 낙찰받았다. 당초 반도건설은 이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이후 사업계획을 접었다.

법령에 따라 단지에 12m 이상의 진입도로를 마련해야 하지만 입지 여건상 어려워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입로 마련을 위해선 인근 국가 부지와 다른 민간아파트 부지를 추가 매입해야 하는데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급작스러운 건설사 측 소송 제기로 마음고생을 하던 도교육청은 최근 강제조정안 확정을 전제로 반환해야 할 중도금 마련에 나섰다. 임태희 교육감은 

1000억원 넘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도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마련한 기일까지 추경을 통해 이 돈을 확보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산하 기관들을 재배치하기로 했던 기존 부지에 대해선 재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산하 기관들을 모두 모으는데 적잖은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5일부터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 광교신청사로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이사해 다음 달 12일 마칠 예정이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