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뜨거운 노동시장 영향에 대입 대신 고졸 취업

미국에서 서비스업을 포함한 저숙련 노동비용이 급상승하면서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미국 노동부 자료를 인용, 미 고교 졸업생(16~24세)의 대학 진학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 66.2%에서 지난해 62%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0.1%로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중인데 최근 몇 년 사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시장 변화로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AP연합뉴스

식당과 레저·접객업 등 서비스업종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고, 서비스업종에서 젊은층 고용을 선호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건설 및 제조업, 창고업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남아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특히 16세에서 19세 사이 10대 근로자의 실업률은 70년 만에 최저치인 9.2%로 떨어지면서 10대 근로자의 임금 인상 폭이 커졌다.

매체는 2019년 4월과 비교해 지난달 일반 여가 및 숙박업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계절 조정 후 약 30%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수입은 약 20% 증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식당 종업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해 14달러(약 1만8600원)로 연방 최저임금인 약 7.25달러(9600원)에 거의 두 배에 달했다. 기계공은 시간당 23.32달러(3만1000원)로 전국 평균 임금인 시간당 22.26달러(2만9600원)보다 높았다. 목수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해 24.71달러(3만2800원)였다. 

WSJ은 높은 대학 학비, 코로나19에 따른 대학 폐쇄, 졸업 후 취업 불확실성 등으로 대학 진학률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기업들이 사무직 채용을 주저하면서 대학 졸업생들은 구직 불안에 직면했다고도 덧붙였다. 

뜨거운 노동시장에서 고용주들이 급여 인상과 복리후생 향상, 유연 근무를 포함한 다양한 근무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대학 진학 대신 고교 졸업 후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멕시코 국경을 포함해 이민자들을 막으면서 당분간은 저숙련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고용시장 과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