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웰니스, 뛰는 이들<66>] 제주해녀, 유네스코 문화유산 자존심 지킨다

2023. 5. 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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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해녀 은퇴수당 올리고, 신규해녀 정착 도와
테왁, 까꾸리 등 물질도구에 애환 담긴 해녀노래
올바른 해녀문화 전승 노력…우수성·독창성 홍보
제주해녀 삶의 질 높이는 다양한 지원책 내놓아
제주의 자랑인 제주해녀문화. 제주는 유네스코 등재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제주해녀 항일운동 위상을 재정립함으로써 올바른 해녀문화 전승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실현 중이다. 사진은 제주 해녀 이미지.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시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이 보다 일상의 행복을 더 누리는 것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다. 헤럴드경제는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 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 중이다. 특히 ‘웰니스 행정’을 표방하면서 관련 산업 복지를 증진키 위한 ‘웰니스 프런티어’ 인물들과 기관의 노력도 연속으로 소개 중이다.

[헤럴드경제=(정리)김영상 기자·(글)양정원 웰니스팀장]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해녀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고, 국내외 홍보를 강화함으로써 해녀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실질적인 홍보를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제주해녀를 대표하는 나눔과 배려문화를 확산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걸맞는 역할 강화 등 해녀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등재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제주해녀 항일운동 위상을 재정립함으로써 올바른 해녀문화 전승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제주도는 제주해녀를 브랜드로 한 문화상품 개발, 창의적인 관광·콘텐츠 개발, 해녀문화 홍보마켓 확대 등을 기반으로 해녀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어업외 소득 창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강승오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은 “각종 안전장비를 확대 지원하고, 고령해녀 은퇴수당 지급, 유색해녀복 지원 등 해녀안전조업을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다에서 얻은 지혜와 기술 전승=아무 기계장치 없이 오직 자신의 의지에 의한 호흡조절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 그들은 바다를 단순한 채취의 대상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며 공존하면서 바다생태환경에 적응하며 그 과정에서 얻은 지혜와 기술을 세대에 걸쳐 전승하며 살아왔다.

제주해녀는 19세기 말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해외로 진출하면서 제주경제영역을 확대한 개척자로 불린다.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물질’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특히 조선시대에는 전복을 채취해 진상한 문헌자료가 있다.

조선후기 경주부윤, 제주목사, 영광군수 등을 지낸 문신 이형상의 ‘탐라순력도-병담병주(1702년)’에는 지금의 제주 용두암 부근에서 물질하고 있는 해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해녀들이 잠수 후 물 위로 나와 숨을 고를 때 내는 숨비소리는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들린다. 해녀들은 숨비소리를 통해 빠른 시간 내 신선한 공기를 몸 안으로 받아들이는 짧은 휴식으로 물질을 이어간다.

물질 도구로는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다. 물안경은 20세기에 들어서서 보급됐고, 테왁은 부력을 이용한 작업도구로 해녀들이 작업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한다. 테왁에는 망사리가 부착돼 있어 채취한 수산물을 보관하는 도구다. 빗창은 전복을 떼어내는 데 쓰이는 철제 도구이며, 까꾸리는 바위틈의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물 속 돌멩이를 뒤집을 때 사용한다. 제주도는 지난 2008년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 15점을 도(道) 민속문화재 제10호로 지정했다.

제주해녀들이 섬이나 먼 어장으로 이동할 때 노를 저으며 불렀던 해녀노래에는 해녀집단 공동체의 정서와 인식이 잘 묻어나 있다. 지금도 전승되고 있는 해녀노래는 지난 1971년 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바 있다.

제주 해녀 이미지.

▶은퇴수당, 신규해녀 정착지원금 인상=2022년 말 기준 제주도내 8245명의 해녀가 등록돼 있고, 이 중 현직해녀는 3,226명에 그친다. 현직해녀 중 59세 이하는 266명, 나머지는 60세 이상의 고령에 해당된다. 특히 70세 이상의 현직해녀가 2090명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최근 은퇴수당 및 정착지원금 지급기준을 개정했다. 현행 만 80세 이상 해녀에게 월 30만 원씩 3년 간 지급하던 은퇴수당을 만 75세 이상이면 월 50만 원을 3년 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신규해녀 정착지원금도 현행 월 30만 원씩 3년 간 지급하던 것을 월 50만 원으로 증액했다.

이와 함께 ▷소라가격 안정 기금 지원 ▷제주소라 판촉 및 소비촉진 행사, 홍보 및 마케팅 지원 ▷자율관리 공동체 활성화 ▷해녀탈의장 등 부지 대부료 지원 ▷찾아가는 제주해녀 건강증진 및 안전교육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해녀어업 육성 및 직업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강승오 해녀문화유산과장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무리한 조업을 방지하고 안전사고를 줄이겠다”며 “의료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주해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주해녀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어업을 실천하는 한편, 전세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무형문화재로 무한한 가치를 발휘하게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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