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홀대해”…동거녀에 불만 품고 절에 불지른 주지 징역 2년

자신이 주지로 있는 절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승려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년 이상 함께 거주한 동거인이 사찰을 이전받은 후 자신에게 소홀해졌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손민균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부장판사)는 자신이 주지로 있는 절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기소된 A(76)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10일 오전 3시쯤 경북 청도군에 위치한 한 사찰에 방화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파라핀 용액을 법당 등에 뿌린 뒤 볏짚과 라이터로 불을 붙여 사찰 건물 4채에 번지게 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사찰은 25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A씨는 2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동거녀에게 2021년 4월경 사찰을 넘겨줬는데, 이후 동거녀가 자신에게 소홀히 한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고 다투다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사찰이 모두 타 상당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고 주변 집과 산 등으로 불이 번질 위험성도 있었다”며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시 사찰 안에 다른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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