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만여대 CCTV 관제요원, 마약 유통 감시 교육받는다…주거지 관문 차단

김보미 기자 2023. 5. 30. 11: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관련 브리핑장에 사건 관련 압수품과 증거품이 놓여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 시내 8만여대 폐쇄회로(CC)TV를 관제하는 요원들이 마약류 유통을 감시하는 교육을 받는다. 일상으로 들어온 마약 관문을 미리 찾아내 확산을 막으려는 취지다.

서울시는 오는 31일 서울중앙지검 마약수사과 수사관이 25개 자치구 CCTV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유통감시 교육을 한다고 30일 밝혔다. 요원의 감시 역량을 키워 최근 주거 밀집지에서 던지기 수법이나 학원가·유흥가 판매망으로 확산하는 마약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게 목표다.

센터가 24시간 관제 체계로 운영돼 모든 요원과 관리 인력이 참석할 수는 없다보니 상·하반기 각 45명 안팎으로 수사관 교육을 진행한다. 모든 자치구에는 감시 요령 교육 자료가 배포될 예정이다.

25개 자치구 센터가 관리하는 CCTV는 총 8만7884대로, 354명 관제요원과 구청당 1명씩 25명 관리 인력이 투입돼 있다. 자치구당 4명씩 경찰 인력도 상시 파견돼 있어 관제요원이 범죄 사항을 발견하면 이를 판단해 담당 경찰서에 정보를 공유해 마약 사범을 추적한다.

실제로 지난 2월 관악구에서는 신림동 주택가에서 ‘눈이 풀린 상태로 서성이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CCTV로 위치를 파악한 후 경찰이 체포했다. 이 남성은 마약 유통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진술했다.

중랑구에서는 지난달 ‘술 깨는 약’이라며 마약으로 의심되는 분홍색 알약을 나눠주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CCTV로 한 남성이 하수구에 약을 버리는 모습을 찾아냈다. 경찰은 바로 해당 남성과 버려진 약을 모두 찾아냈다.

관악구 CCTV 통합관제센터 모습. 서울시 제공

감시 중심의 마약 관리를 예방과 치료, 재활 대책으로 확대 중인 서울시는 온라인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5월 SNS·포털사이트에서 올라온 서울 시내 마약류 매매·알선 게시글 2000여건 적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가운데 1258건을 원천 차단됐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마약 사범은 연평균 4200명 수준으로 매년 증가세다. 검거된 인원 대비 실제 범죄자 수를 계산하는 기준(암수율)을 적용하면 28.57배인 약 13만명이 서울 시내에서 마약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은 재범률도 40%에 달하고 최근 청소년이 호기심으로 투약하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 3월에는 한 중학생이 호기심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0.05g 구매해 투약한 후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청소년들이 산 집중력 강화 약과 살 빼는 약이 중독성이 강하거나 심한 부작용이 있는 마약류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는 향후 청소년 마약 예방 교육과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CCTV의 경우 올해 노후된 1531대를 개선하고 2096대를 새로운 장소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주거 밀집 지역 내 마약 유통은 시민의 일상 속으로 마약류가 침투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에 초기 차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마약 유통체계 단속을 강화하고 예방과 재활·치료를 통해 청소년과 시민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