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3천만원 뿌린 장성 지역농협 조합장 구속영장 신청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현금을 뿌린 전남 장성군 지역농협 조합장에 대해 경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사수사대는 30일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장성 한 지역농협 조합장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열린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50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의 현금뭉치를 뿌리는 등 총액 3000여만원의 현금을 살포했다.

경찰은 조합장 후보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조합원들의 신고를 토대로 관계자들을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신고자들은 일반 조합원은 50만원, 다수 주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마을 이장과 동장은 1000만원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 농협을 상대로 한 조합장 당선 무효 확인 소송과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제출됐다.

선거 당시 일부 후보들의 겸직금지 여부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조합측이 후보자 등록을 통해 피선거권을 부여해 선거 공정성을 어겼다는 것이다.

농협법에 따르면 지역 농협 사업과 실질적으로 경쟁 관계(경업)에 있는 사업을 경영하거나 종사하는 이는 농협 임직원이나 대의원이 될 수 없다.

장성 농협 정관도 임원 선거 후보자 등록 전까지 경업관계를 해소해야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장성 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2명이 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와 이사직을 후보등록 당시에도 유지했다는 논란이 선거를 앞두고 제기됐다.

장성 농협이 농업회사 사직서 등 증빙서류를 받는 대신 두 후보에게 '비경업관계 사실 확인 각서'만 받고 비경업 사실 확인서를 발급해줬다는 것이다.

논란이 제기되자 장성 농협은 두 차례의 회의 끝에 조합장 선거 이틀 전인 3월6일에야 다시 후보자 적격 판정을 결정하고 장성군 선관위에 통보했다.

일부 낙선자 등 조합원들은 "조합이 후보 등록 때까지 겸업금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사후에 사직서를 제출받았다.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 살포 의혹도 제기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장성 농협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31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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