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중 겹겹이' 6·25 당시 군경 민간인 집단학살 정황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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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충남 서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 유해 발굴 현장에서 73년 전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경에 의한 민간인 집단 학살 정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유골 60여구와 유품 등이 발굴됐다.
1기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1950년 10월 초∼12월 말까지 서산·태안경찰서 소속 경찰과 해군에 의해 당시 서산군 인지면 갈산리 교통호 등 최소 30여 곳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학살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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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 뒤로 꺾이고 고꾸라지고'…좁은 교통호 따라 유해 60여구 빽빽
(서산=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충남 서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 유해 발굴 현장에서 73년 전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경에 의한 민간인 집단 학살 정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유골 60여구와 유품 등이 발굴됐다.
진실화해위는 서산시 갈산동 봉화산 교통호 유해 수습을 앞두고 30일 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달 10일부터 현장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해왔다. 부역 혐의 사건 관련 유해 발굴은 아산에 이어 두 번째다.
발굴지인 봉화산 교통호는 1950년 북한 인민군이 전투를 위해 판 곳이다. 국군 수복 후 서산지역 부역 혐의자들이 이곳에서 집단 학살됐다.
2008년 1기 진실화해위 조사 당시 많은 참고인이 읍·면마다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서산경찰서의 '신원 기록심사 보고'를 통해 당시 총살 목격자 등과 함께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유해 발굴은 3개 구역(총길이 60m)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는 60∼68구로, 1구역 13구, 2구역 30∼35구, 3구역 17∼20구다.
유해는 폭과 깊이가 각각 1m 이하인 좁은 교통호를 따라 빽빽한 상태로 발굴됐다. 굵은 다리뼈들뿐 아니라 척추뼈와 갈비뼈까지도 완전하게 남아 있는 상태였다.
희생자들은 옆으로 누워있거나 고꾸라져 있는 모습으로, 집단 학살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진실화해위는 이 같은 형태로 미뤄 당시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게 한 뒤 머리 뒤를 쏘아 총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1구역에서 발굴된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있는 상태에서 양팔은 뒤로 꺾인 채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발견됐다. 주변에서는 M1 소총 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특히 일부 구역에서는 유해 다리 사이에 다른 유해가 2중, 3중 위아래로 중첩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시 학살이 있고 난 뒤 들개가 시신을 물고 마을까지 내려와 이장이 청년들과 교통호 안에 재매장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해 준다고 진실화해위는 설명했다.
발굴 현장에서는 백색의 4혈 단추와 고무줄 바지 끈, 반지 등 유품도 발견됐다.
1기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1950년 10월 초∼12월 말까지 서산·태안경찰서 소속 경찰과 해군에 의해 당시 서산군 인지면 갈산리 교통호 등 최소 30여 곳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학살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1기 진실화해위는 최소 1천865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판단했다. 희생자로 확인된 사람은 977명이다.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가던 20∼40대 남성들이었고, 여성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2기 진실화해위는 유해 발굴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해 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 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고 전국 6개 유해 발굴 지역 7곳을 선정했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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