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자 우주정거장 본격 가동…사람 3명 탄 ‘선저우 16호’ 발사
국제우주정거장보다 소규모…독자 건설 의미
미국 중심 우주질서에 본격 도전장
중국이 자신들이 독자 완공한 우주정거장을 향해 처음으로 사람이 탄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지난 수십년 간 이어졌던 미국 중심의 우주 질서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30일 오전 9시31분(한국시간 30일 오전 10시31분)에 간쑤성에 있는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지난해 말 완공한 자국의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을 향해 ‘창정 2호-F 야오’ 로켓을 쏘아 올렸다. 발사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창정 2호-F 야오 로켓은 발사 직후 꽁무니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았다. 그 뒤 계획된대로 연료를 연소하면서 발사 7~8분 만에 동그란 지구 표면이 보이는 높은 고도까지 상승했다.
이 로켓에는 사람이 탄 우주선인 ‘선저우 16호’가 실렸다. 선저우 16호에는 선장인 징하이펑(57)과 함께 주양주(37), 구이하이차오(37) 등 우주비행사 3명이 탑승했다. 인터넷 중계 화면에는 이 3명이 우주복을 입고 좌석에 앉은 채 차분히 정면을 응시하거나 때때로 창밖을 내다보는 모습이 잡혔다. 선저우 16호는 발사 10분 뒤쯤 로켓에서 정상 분리돼 톈궁으로 향했다.
CNSA는 이날 발사 직후 공식 자료를 통해 “로켓이 정상 발사되는 데 성공했다”며 “우주비행사들은 앞으로 5개월간 우주에 머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주비행사 가운데 징은 이전에도 우주 비행에 3차례 나선 적 있는 베테랑이다. 나머지 2명은 이번에 처음으로 우주를 경험하는 인원이다. 우주비행사들은 톈궁에서 물리학과 생물학적 과학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톈궁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건설한 우주정거장으로, 지난해 말 완공됐다. 이날 지구를 떠난 우주비행사 3명은 톈궁이 완공된 이후 처음으로 파견되는 인원이다. 톈궁이 명실공히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톈궁은 전체 길이가 37m, 중량은 100t이다. 미국이 주도해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비교하면 길이는 절반, 중량은 4분의 1 정도다.
ISS보다 규모는 작지만, 톈궁은 중국 혼자 건설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중국은 미국과 우주 개발 과정에서 경쟁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ISS 참여가 어렵다. 중국은 톈궁을 통해 지구 궤도에서 독자적인 과학 실험을 하고, 향후 달 진출에서 발판으로 삼을 전진기지를 얻은 셈이다. 중국은 톈궁을 외국인 우주비행사와 우주관광객에게 일부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6개월 안에 이번 선저우 16호의 후속 우주선인 선저우 17호를 발사할 방침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명예연구위원은 “중국은 앞으로 자국이 우주정거장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에 섰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강조할 것”이라며 “특히 우주정거장을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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