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사창리서 세조각 뼈만 발견된 전사자는 19살 고(故) 고영기 하사

▲ 故 고영기 하사 생존시 모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19살 꽃다운 청춘에 산화한 국군전사자가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09년 11월쯤 화천군 광덕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6사단 소속 고(故) 고영기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

이번 신원확인은 2011년 6월쯤 고인의 남동생인 고영찬 씨가 언론을 통해 시료 채취 사업을 알게 되면서 용인시 수지구 보건소를 방문해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그러나 당시 유해의 상태가 좋지 않아 유전자 분석결과, 전사자와 유가족의 가족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광덕리 일대에서 부분 유해를 추가로 발굴하게 되면서 유전자 분석결과, 처음 발굴된 유해와 동일개체로 확인됐고, 가족관계의 가능성이 있는 유가족으로 판명됐다. 이에 처음보다 향상된 유전자 검사기술을 통해 올해 추가검사를 진행한 결과, 형제 관계로 확인됨에 따라 유해가 발굴된 지 14년 만에 신원을 확인했다.

 

▲ 발굴 당시 고(故) 고영기 하사 유해[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고인의 유해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여 년간 세 차례에 걸쳐 온전하지 않은 형태로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다.

지난 2009년 11월경 국유단과 육군 15사단 장병 100여 명이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굴하던 중 손가락뼈 등을 수습했다. 이후 2017년, 2019년 두 차례의 발굴을 통해 1차 발굴지점 기준 약 40~100m 떨어진 곳에서 정강이뼈, 넙다리뼈 등을 추가로 수습했다.

고인의 유해 주변에서 M1 탄피가 발굴됐지만, 신원을 특정할 만한 유품은 식별되지 않았다.

고(故) 고영기 하사는 국군 6사단 소속으로, 사창리 전투(1951년 4월 20~25일)에 참전 중 산화했다.

고인은 1932년 5월 24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일대에서 3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입대 전 부모님을 도와 가내 수공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1950년 12월 제1훈련소에 입대 후 1951년 4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화천 광덕리 인근에서 벌어진 사창리 전투에 참전 중 1951년 4월 23일 19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산화했다.

사창리 전투는 국군 6사단이 중공군에 맞서 사창리 북쪽의 작전통제선인 와이오밍선(Wyoming Line)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30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린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동생인 고영찬(83)씨는 “살아생전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형님을 드디어 만나게 되어 꿈만 같습니다. 형님을 찾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